대한민국 프로권투 현재 진행형 최다 연승 기록이 또 경신됐다. 1990년생 35세 동갑내기 일본인 챔피언과 원정경기를 치러 생애 두 번째 국제 타이틀을 획득하여 기쁨이 더 크다.
도쿄 고라쿠엔홀에서는 6월10일 미사코 프로모션이 주최하고 일본복싱커미션(JBC)이 주관하는 대회가 열렸다.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및 세계복싱기구(WBO) 아시아태평양 슈퍼라이트급(63.5㎏) 통합타이틀매치(3분×12라운드)가 메인이벤트였다.
도전자 김주영(한남체육관)은 판정 2-1로 이겼다. OPBF 및 WBO 아시아태평양 통합 챔피언 나가타 다이시(일본)의 타이틀 2차 방어를 무산시키고 새로운 왕좌의 주인공이 됐다.
사단법인 한국복싱커미션(KBM) 박재신 심판위원을 비롯한 OPBF 및 WBO 아시아태평양 타이틀매치 부심 2명은 115-113으로 김주영이 일곱 라운드 우세, 다섯 라운드 열세였다고 채점했다. 일본 국적의 다른 저지는 반대로 나가타 다이시의 115-113 승리라 봤다.
SBS 스포츠 및 tvN SPORTS 해설위원을 겸하는 KBM 황현철 대표는 “1~2라운드 밀렸지만, 8라운드까지 모두 잡아내 역전시켰고 막판 나가타 다이시의 공세를 막아냈다”라며 김주영 OPBF 및 WBO 아시아태평양 통합 챔피언 등극을 현장에서 본 소감을 MK스포츠에 전해왔다.
KBM 황현철 대표는 “대한민국 권투선수가 OPBF 및 WBO 아시아태평양 통합 챔피언에게 도전한 첫 사례다. 공격 빈도는 나가타 다이시가 많았지만, 유효타는 월등하게 앞섰다”라고 김주영 승리에 의미를 더했다.
김주영은 2017년 4월 이후 2986일(8년2개월3일) 만에 14연승을 달성했다. “과분할 정도로 큰 관심과 응원을 보낸 모든 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라며 고마워했다.
이번 OPBF 및 WBO 아시아태평양 통합타이틀매치를 앞두고 김주영 KO승률은 57.89%(11/19)에 달했다. 나가타 다이시는 일본 잡지 ‘복싱 비트’를 통해 “호전적으로 도전해 올 거예요. 펀치력도 있으니 박살 내겠다며 오지 않을까요?”라며 예상했다.
그러나 김주영은 6월7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 MK스포츠 인터뷰에서 “1라운드부터 12라운드까지 포인트를 한 번도 뺏기지 않고 끝까지 갈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라며 나가타 다이시와 장기전 계획을 공개한 이유를 36분 풀타임 소화로 증명했다.
나가타 다이시는 KO승률 33.3%(7/21) 및 2KO패다. 한방 파워나 맷집이 좋다고 보긴 어려운데도 성적이 좋다. 그만큼 판정 승부에 강했지만, 김주영한테는 홈경기 초반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OPBF 및 WBO 아시아태평양 통합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김주영은 2018년 4월 국제복싱연맹(IBF) 웰터급(66.7㎏) 아시아 챔피언이 됐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2020년 8월 잠정 은퇴했다가 1464일(4년3일) 만에 복귀한 뒤에도 2024년 8월부터 4연승을 더했다.
KBM 황현철 대표가 “놀라운 경기력은 공백 우려를 잠재웠다. 원숙해진 운영과 접근전 방어로 20대 시절보다 업그레이드된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라며 김주영이 나가타 다이시를 꺾고 OPBF 및 WBO 아시아태평양 통합 챔피언이 되길 기대한 것은 현실이 됐다.
나가타 다이시는 “무패를 이어오고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강자니까 더욱 긴장하게 되네요. 미들급(72.6㎏)에서 한국권투위원회(KBC) 챔피언, 웰터급에서 IBF 아시아 왕좌를 차지한 선수니까요. 방심할 수 없어요”라고 김주영을 경계했지만,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김주영은 OPBF 및 WBO 아시아태평양 통합 타이틀 확보로 28살에 달성한 IBF 아시아 챔피언을 뛰어넘는 업적을 세웠다. 세계복싱기구가 2025년 5월 주니어웰터급(=슈퍼라이트급) 15위로 평가한 나가타 다이시를 이기면서 보다 큰 꿈을 꿀 자격과 명분이 생겼다.
2013년~ 20승 2패 3무
KO/TKO 11승 0패
2016년 KBC 웰터급 챔피언결정전
2017년 KBC 미들급 챔피언 등극
2018년 IBF 웰터급 아시아 챔피언 등극
2025년 WBO AP 슈퍼라이트급 11위
2025년 OPBF 슈퍼라이트급 14위
2025년 OPBF 및 WBO AP 통합챔피언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