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205만 먹방 유튜버 밴쯔(본명 정만수·35)가 종합격투기(MMA) 두 번째 출전을 위해 감수한 위험은 예상보다 더 컸다. 그러나 아쉬워하기보다는 이긴 상대를 진심으로 인정하는 모습은 무대를 내려온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서울특별시 장충체육관에서는 6월28일 로드FC 73이 모두 16경기 규모로 열렸다. 밴쯔는 계약 체중 79㎏ 5분×3라운드 스페셜 이벤트 매치로 이번 대회 흥행을 책임졌다.
결과는 1라운드 1분 42초 TKO패. 카운터 펀치에 다운된 밴쯔는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까지 허용하며 개그맨 파이터 윤형빈(본명 윤성호·45)한테 제압당했다.
장충체육관 특설케이지에서 마이크를 잡은 밴쯔는 “노력을 많이 했고 컨디션 또한 정말 좋았다. 제 실력이 부족했다. 기량을 더 쌓아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로드FC 73 스페셜 이벤트 매치를 진 소감을 밝혔다.
밴쯔는 2024년 12월 서울 세빛섬 ‘파이터100 클럽 2’ 무제한급 3분×2라운드 종합격투기 데뷔전 시작 2분 10초 만에 유도 기술 팔가로누워꺾기로 가쓰(일본)의 항복을 받아냈지만, 왼손 골절 수술을 받았다.
2025년 6월27일 스위스그랜드호텔 서울컨벤션센터 기자회견 MK스포츠 질문을 받고서야 “철심은 뺐는데 아직 뼈가 붙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지만, 로드FC 73 스페셜 이벤트 매치 패배 후에는 관련 언급을 공식 석상에서 전혀 하지 않았다.
서울 방학중학교 씨름부 출신 윤형빈은 한국권투인협회(KBI) 생활체육대회에서 2021년 6월 제49회 대회 승리 및 2022년 8월 제53회 대회 챔피언을 지냈다. 밴쯔는 대전중학교 유도부 시절 2005년 제3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남자중학부 개인전 90㎏ 이하급 예선에 참가했다.
로드FC 73 스페셜 이벤트 매치는 타격전으로만 진행됐다. 물론 클린치나 그라운드 상황 없이 끝낸 윤형빈을 칭찬해야겠지만, 한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복서의 주먹에 맞서야만 했던 밴쯔한테는 불리한 전개였다.
윤형빈은 ▲2014년 2월 ▲2023년 12월 ▲2025년 6월 로드FC 2승(2KO) 1패로 활약했다. 데뷔전은 쓰쿠다 다카야(34·일본)를 1라운드 4분 18초 KO로 이겼지만, 3598일(9년10개월8일) 만에 치른 복귀전은 이메무라 ‘소유 니키’ 료스케(30·일본)한테 1-2 판정패를 당했다.
첫 시합은 라이트급(70㎏) 5분×2라운드 공식 전적으로 인정됐지만, 두 번째 매치는 계약 체중 80㎏ 100초(연장 100초 추가 가능) 시합이라 종합격투기 파이트 레코드가 아니다.
그러나 윤형빈 vs 밴쯔는 얼굴을 많이 다치면 안 되는 직업을 갖고 있는 만큼 팔꿈치로 상대 머리를 때릴 수 없도록 합의한 것을 제외하면 로드FC 정식 시합과 다르지 않았다.
로드FC 73 제1~9경기는 5분×2라운드다. 이번 대회 선수 중 56.3%(18/32)보다 윤형빈과 밴쯔의 5분×3라운드 시합에 요구되는 스태미너 레벨이 더 높았다는 얘기다.
윤형빈은 78.5㎏로 로드FC 3차전 계체를 통과했다. 2차전도 계약 체중 80㎏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40대 중반도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윤형빈이 건강 문제를 느끼지 않고 뺄 수 있는 가장 낮은 몸무게가 −79㎏ 조건의 이유라는 합리적 추측이 가능하다.
반면 밴쯔는 스페셜 이벤트 매치 하루 전 75.8㎏으로 측정됐다. MK스포츠 기자회견 질문에 “80㎏까지 찌워봤는데 적응이 안 됐다. 맞는 체중을 찾아 내렸지만, 지금도 무겁다고 느껴진다. 대회 당일에는 더 가벼운 최상의 몸을 만들겠다”라고 답변했다.
밴쯔는 로드FC 73 패배 후에도 몰려드는 팬들의 사인 및 촬영 요청을 받아주느라 한동안 장충체육관을 떠나지 못했다. 잠깐 숨을 돌리려 할 때 뭔가를 물어보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윤형빈보다 젊고 민첩하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게 몸무게를 조정하고 스페셜 이벤트 매치에 출전했는지’가 궁금했지만, 밴쯔는 “솔직히 말하면 하루 동안 체중이 저절로 더 빠졌다”라며 고백했다.
체급 스포츠에서 감량은 몸무게 기준을 통과한 후 경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평소 체중을 회복하기 위해서 한다. 그러나 밴쯔는 −79㎏ 시합을 75㎏보다도 가벼운 몸으로 뛰었다.
로드FC는 “윤형빈은 90㎏부터 감량을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셜 이벤트 매치에서 둘의 몸무게는 10㎏ 이상 차이가 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종합격투기 웰터급이 77㎏, 미들급은 84㎏다. 그러나 ‘사실상 한 체급보다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대결’이라는 MK스포츠 지적에 밴쯔는 “경기 전날 체중을 똑같이 맞췄어도 같았을 거예요”라며 윤형빈한테 졌다는 것을 강조했다.
밴쯔에게 주어진 로드FC 73 조건은 변명과 핑계이기보다는 핸디캡에 더 가깝다. 그러나 패배에 어떤 불만도 표현하지 않고 시종일관 윤형빈을 존중한 것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스페셜 이벤트 매치 이후 윤형빈이 “삭제보다는 내 영상을 올리도록 하겠다”라며 약속 이행을 전혀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공약대로 구독자 205만 유튜브 채널을 없애는 절차를 밟은 것 역시 밴쯔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 종합격투기
2024년~ 1승 1패
KO/TKO 0승 1패
서브미션 1승 0패
#대전중학교 유도부
소년체전 90㎏ 예선
# 종합격투기
2014년~ 2승 1패
공식 2승 0패
비공식 0승 1패
KO/TKO 2승 0패
# 복싱
한국권투인협회 생활체육대회
2021년 6월 1승
2022년 8월 명예챔피언 등극
# ‘천하제일장사’ 시즌1
2022년 방영 씨름 예능
8강전 vs 윤창민 1-0 승
4강전 vs 강경호 2-1 승
[서울 장충동=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