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개인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그것보다는 팀이 잘 뭉쳐서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지난 8월 초 만났던 전사민(NC 다이노스)의 말이었다. 이후 그는 후반기 연일 역투를 펼치며 본인의 손으로 이 바람을 이뤄냈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이숭용 감독의 SSG랜더스를 7-1로 격파했다. 이로써 파죽의 9연승을 달린 이들은 71승 6무 67패를 기록, 5위를 지키며 6위 KT위즈(71승 5무 68패)를 제치고 자력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너무나 값진 결과물이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여정에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성과인 까닭이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전사민의 헌신이 있었다.
대신중, 부산정보고 출신 전사민은 194cm, 85kg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우완투수다. 2019년 2차 2라운드 전체 17번으로 NC의 부름을 받았지만, 사실 지난해까지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1군 성적은 34경기(50이닝) 출전에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66이었다.
올해에는 달랐다. 스프링캠프 기간 이호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미디어데이 당시 이 감독이 “마무리 후보로도 생각할 수 있는 투수”라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이후 전사민은 전반기 동안 NC의 핵심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다. 다소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보직을 가리지 않고 전반기 38경기(39이닝)에서 2승 4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31을 올렸다.
연이은 경험 덕분인지 전반기가 끝난 뒤에는 자신감도 쌓인 모습이었다. 지난 8월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전사민은 “좋은 경기도 있고, 아쉬운 경기도 있지만, 매번 새롭다. 좋은 경험을 쌓고 있는 것 같다”며 “(후반기 들어) 던지는 방향성에 대해 크게 변화를 준 것은 없다. 꾸준히 공격적으로 던지다 보니 조금씩 상황 대처에 대해 터득했던 것 같다. 감각이라 해야 하나. 그런 부분도 많이 올라온 것 같다. 그러면서 안 좋은 경기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용훈 코치님, 손정욱 코치님도 도움과 조언을 많이 주셨다. 계속 조금씩 발전했던 것 같다. 프로 초창기에는 (안 좋을 경우) 표정 변화도 컸는데, 조언을 받았고, 많이 보완하려 했다. 이제는 티를 안 내려 한다. 무덤덤하게 하려 한다”며 “(많은 등판이) 오히려 기쁘다. 많은 상황에서 나가고 있는데, 그것 또한 감독님이 그만큼 믿어주신다는 것이다. 저도 더 많은 경기에 던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많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그는 “물론 홀드나 구원승을 많이 따내면 좋겠지만, 의식하고 던지지 않는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개인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며 “그것보다는 팀이 잘 뭉쳐서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모든 팀의 목표가 결국에는 우승이다. 저 또한 우리 팀이 그랬으면 좋겠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지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굳은 다짐 때문이었을까. 전사민은 후반기 내내 전천후로 출격하며 NC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36경기(43.1이닝)에 나서 5승 3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찍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불안한 선발진에 발목이 잡혔던 NC는 전사민의 이런 투혼을 앞세워 약점을 상쇄시켰고, 그 결과 기적같은 5강행 티켓과 마주할 수 있었다.
이제 NC는 6일부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4위에게 1승 부여)을 치른다. 현재 NC 마운드의 핵심 요원이기에 전사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전사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쾌투하며 NC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