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2만 명대로 뚝 떨어진 관중 수를 두고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전반 14분 엄지성의 선제골, 후반 30분 오현규의 추가골이 터지며 승전고를 울렸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10월 브라질·파라과이로 이어지는 일정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황인범은 브라질전에 이어 파라과이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브라질전 0-5 패배 속 아쉬운 활약을 남긴 황인범은 파라과이전에서 더욱 고군분투했다. 종아리 부상 여파에도 후반 21분까지 왕성한 활동량과 적재적소에 패스를 찔러 넣으며 살림꾼 역할을 맡았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황인범은 “브라질전 대패 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훈련에서 분위기가 조금 처져 있었다. 감독님, (손)흥민이 형이 말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더 중요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파라과이전은 자칫 분위기가 더 처질 수 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모든 선수가 경기를 잘 준비했던 것 같다. 보완할 부분이 있겠지만, 결과도 챙기고 경기력도 좋았다. 앞으로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월드컵 본선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가 한 팀으로 응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인범은 최근 종아리 부상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9월 A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부상으로 소집 전 낙마했었다. 6월 A매치 이후 4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것. 그는 부상 부위에 대해 “많이 좋아지고 있다. 오늘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65분 정도 뛰었다.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다. 종아리 부상을 겪으면서 얼마나 까다로운지 잘 느끼고 있다. 무리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갖고 나설 예정이다. 소속팀(페예노르트) 로빈 판 페르시 감독님과 대표팀 홍명보 감독님이 많은 배려를 해주시고 있다. 감사하다”라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7월부터 월드컵 본선 대비를 위해 3백 전술을 실험하고 있다. 해외파까지 합류한 완전체로는 9월부터 이번 일정까지 총 4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2승 1무 1패다.
황인범은 대표팀의 새 전술에 대해 “월드컵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9월에는 제가 없었지만 이번 일정까지 3백으로 4경기를 치렀다. 득점도 있었고 좋은 장면도 만들었다. 월드컵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대표팀에서 해온 것을 잊지 않도록 집중해야 할 것 같다. 3백이든 4백이든 팀으로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경기력과 결과 모두 가지고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A매치의 뜨거운 열기가 확 식어버렸다. 파라과이전 공식 관중 집계 수는 2만 2,206명이었다. 6만 5,000석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⅓ 정도밖에 차지 않았다. 6만 3,237명이 찾았던 브라질전에 비해 썰렁한 분위기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두고 황인범은 “아까 공식 집계 장면을 벤치에서 봤다. 2만 2,000여 명의 팬들이 와주셨다. 제가 대표팀 데뷔 후 최저 기록인 것 같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선수들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브라질전 영향이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 결과가 다음 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또 많은 팬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각오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