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드민턴 세계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지난 시즌의 압도적인 성과 뒤에 숨겨진 고민과 노력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월 2일(한국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안세영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BWF는 “안세영은 좌절을 반등의 계기로 바꿔 역사적인 연승 행진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안세영에게 지난해 8월은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WF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이었다. 안세영은 여기서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0-2(15-21, 17-21)로 완패했다.
안세영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돌아보면, 답답한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안세영은 이어 “그런 답답함을 연습을 통해 해소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안세영은 이 패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안세영은 지난해 9월 중국 마스터스 우승을 시작으로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을 연달아 석권하며 무서운 기세를 이어갔다. 특히 10월 덴마크오픈과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중국의 왕즈이를 연이어 2-0으로 제압하며 최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안세영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안세영은 12월 BWF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거침없이 내달렸다.
안세영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파이널 결승에서 왕즈이를 2-1로 꺾으며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는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 타이이자,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원)를 돌파한 대기록이었다.
안세영은 지난 시즌 승률 94.8%(73승 4패)를 기록했다. 경이로운 수치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전설 린단과 리종웨이가 보유했던 92.7%의 승률 기록마저 갈아치우며 명실공히 ‘G.O.A.T(역대 최고 선수)’로 인정받게 됐다.
안세영은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않는다.
안세영은 “선수로서 더 많은 타이틀을 얻고 싶다. 지금은 내가 그랜드슬램이라고 했던 것들을 다시 이뤄내고 싶다”며 더 높은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안세영이 선택한 방법은 파격적이다.
안세영은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남자 선수들과 스파링을 많이 한다”며 “여자 선수들보다 남자 선수들이 더 빠르게 연습할 수 있는 상대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영이 특히 집중하는 부분은 공격력 개선이다. 안세영은 “지금 가지고 있는 수비 능력이나 체력은 유지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플레이 스타일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안세영은 자신을 연구하는 라이벌들에 관해서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안세영은 “상대 선수들이 나를 이기기 위해 많은 전술과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져온다”며 “그 선수들을 항상 의식하고 대비하려고 노력한다. 상대에 맞게 플레이 스타일도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시험하고 결과를 만들어낼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안세영의 말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그의 치열한 고민이 느껴진다.
8월의 답답함을 12월의 영광으로 바꾼 안세영. 그의 다음 목표는 그랜드슬램 재달성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챔피언의 행보가 2026년에는 어떤 결실을 볼지 관심이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