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국가대표 라스트 댄스가 마무리됐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에서 앨버트 푸홀스 감독의 도미니카 공화국에 0-10 7회 콜드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쉽게 대회 여정을 여기서 마치게 됐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서 1.2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경기 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명실상부 류현진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KBO리그 통산 244경기(1566.2이닝)에서 117승 6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5를 마크했다. 2013~2023시즌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186경기(1055.1이닝)에 나서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국제대회에서도 존재감은 컸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7 아시아 야구선수권,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다. 특히 우승을 이끌었던 2008 베이징 올림픽,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여전히 한국 야구의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남아있다.
이후 2013년부터 빅리그 진출 및 부상 등으로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대표팀과 멀어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꾸준히 대표팀 발탁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냈으며, 결국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대회 1라운드(조별리그)에서는 투수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잘 해내며 지난 2009년 대회 준우승 이후 17년 만의 8강 진출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이날도 빅리그 올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도미니카를 상대로 씩씩하게 맞섰지만, 세월이 야속했다. 결국 한국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지 못한 채 국가대표 라스트 댄스를 마치게 됐다.
류현진은 “이제는 마지막인 것 같다”며 “끝맺음이 아쉽지만, 이렇게 대표팀에 복귀해 후배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이렇게 큰 무대를 뛴 것은 큰 경험이 될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많은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 경기를 시발점이라 생각하고 잘해줬으면 한다”며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친 것이 큰 공부가 될 것이다. 한국 야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후배 투수들의 성장을 바랐다.
마무리가 다소 아쉽긴 했으나, 류현진의 헌신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전성기 그와 함께했던 한국은 당당히 ‘야구 강국’으로서 세계 무대를 호령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런 류현진을 앞세운 한국은 많은 숙제와 마주하긴 했으나, 어찌됐든 17년 만에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류지현 감독은 “(류현진에게) 일단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류현진은 제가 작년 2월 국가대표 감독이 된 이후 꾸준히 국가대표가 되기를 바랐다. 성적이나 태도 면에서 굉장히 모범적이었고, 그래서 이 나이까지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선발 투수로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오늘 2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으면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마친 것이었겠지만, 그런 부분이 아쉽다”며 “대표팀 최고참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고마웠고, 수고 많았다. ‘국가대표’ 류현진.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