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수출의 아이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완 선발 메릴 켈리는 자기 투구에 합격점을 부여했다.
켈리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지금까지 등판 중 가장 날카로웠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투구를 자평했다.
이날 켈리는 7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 기록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7마일에 그쳤지만, 완벽하게 제구가 됐고 여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커터 싱커 등 다양한 구종이 함께하며 상대 타자들을 흔들었다.
켈리는 “패스트볼에 힘이 있었고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실투도 있었지만, 그리 많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제구도 그렇고 구위도 그렇고 아마도 가장 날카로웠던 거 같다”며 말을 이었다.
지난 16일 콜로라도 원정에서 완투했던 그는 “그때보다 더 좋았던 거 같다”며 이날 투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에서 공이 나갈 때 느낌이나 타이밍이나 모든 것을 고려해도 그렇다. 콜로라도라는 지역의 특성이 있겠지만, 그때는 커브가 오늘만큼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커터가 충분히 꺾이지 않았는데 마침내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좋지 못했던 것들이 있지만,전반적으로 손에서 나오는 느낌이나 이런 것들이 더 날카로워진 느낌”이라며 호평했다.
최근 네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17로 호투한 그는 “한 주 내내 꾸준히 훈련하며 여러 부분을 다듬었다. 가능한 한 일관성 있는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투구 메커니즘과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보완 작업을 거쳤다. 덕분에 좋은 투구를 선보일 수 있었다. 지금의 결과는 더 나은 감각을 위해 쏟아부은 노력이 결실을 본 거라 생각한다”며 최근 흐름에 관해 말했다.
이날 켈리의 투구는 주위에서 보기에도 압도적이었다.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은 “환상적이었다. 몇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압도적이었다. 그저 원하는 곳에, 원하는 대로 구종을 섞어가고 구속에 변화를 줘가며 앞뒤, 몸쪽 바깥쪽으로 투구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며 칭찬했다.
공을 받은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는 “로케이션이 정말 좋았다. 싱커의 움직임도 좋았고, 슬라이더도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동료의 공에 관해 말했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와이번스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2019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계약, 이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26년이 벌써 빅리그에서 맞이하는 아홉 번째 시즌이다. 이날 경기로 애리조나에서만 1000이닝을 돌파했다.
켈리는 “멋진 일이고,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아직 올드 스쿨식 선발 마인드가 남아 있어서 그런지 공을 잡으면 최대한 오래 버티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불펜에게 최대한 휴식을 주고 싶다”며 기록에 의미를 부여했다.
러벨로는 “전혀 놀랍지 않다. 그는 늘 공부하는 선수다. 완벽을 추구하고,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다”며 1000이닝 달성이 “남다른 워크에식과 팀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 칭했다.
이날 경기로 애리조나는 시즌의 3분의 1을 넘은 시점에 29승 24패를 기록했다. 켈리는 ‘이제 팀의 정체성이 드러났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것이 162경기 시즌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시즌 초반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두고 ‘5할 승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이 ‘아니요’라고 했을 것이다. 지금 그들의 성적을 보라. 나는 이런 흐름의 기복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본다. 지금 우리 팀은 꽤 훌륭한 야구를 하고 있다. 수비도 좋고, 투수진도 잘 던지고 있다. 그리고 타선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기세를 이어가고 싶지만,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할 뿐”이라며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