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바젤리 뉴질랜드 대표팀 감독은 첫 경기 성과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바젤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G조 예선 이란과 경기를 2-2로 비긴 뒤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자랑스럽다. 아주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승부를 돌아봤다.
뉴질랜드는 2-2로 비겼지만, 두 번이나 리드를 잡는 등 이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 일라이자 저스트, 크리스 우드 두 명의 공격수가 공격을 이끌었다. 저스트는 두 골을 터트리며 활약했다.
바젤리는 “경기장 분위기도 좋았고, 경기 스타일이나 잔디 상태도 훌륭했다. 수준 높은 두 팀이 멋진 축구를 펼친 좋은 경기였다. 득점 기회도 많이 만들어냈고, 점유율도 좋았고, 우리가 어떤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아마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일한 아쉬움은 이기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경기 중 두 번이나 앞서 나갔지만 결국 무승부로 끝나면서 ‘만약 그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월드컵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다가갔지만, 끝내 이루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며 득점 기회를 살릴 것이다. 어쨌든 정말 자랑스러운 훌륭한 경기력이었다”며 말을 이었다.
두 골을 터트린 저스트에 대해서는 “전혀 놀랍지 않았다”며 활약을 칭찬했다. “오랫동안 그의 모습을 지켜봤는데 항상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골을 넣고 훌륭한 활약을 펼쳐왔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올해 스코틀랜드의 마더웰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골도 많이 넣었고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올해의 팀’에 거의 이름을 올릴 뻔했다. 시즌의 그 기세를 오늘 경기까지 이어와 자신이 얼마나 위협적인 선수인지 전 세계에 보여줬다. 체격은 다소 왜소하지만 수비 사이 공간을 잘 파고들고, 몸을 빠르게 돌리며, 속도감과 뛰어난 볼 컨트롤, 그리고 높은 축구 지능을 갖추고 있다”며 호평을 이었다.
두 번의 실점만 막을 수 있었다면 뉴질랜드 월드컵 역사상 감격의 첫 승을 기록할 수도 있었을 터. 그는 “첫 실점은 운이 조금 없었다. 두 번째의 경우 공간이 벌어지면서 상대 크로스를 막을 기회가 있었는데 뒤에서 침투하는 선수를 놓쳤다. 두 센터백이 경기 내내 훌륭한 활약을 펼쳤기에 더 아쉬운 장면이었다. 상대가 공간을 잘 파고들었다”며 실점 장면을 돌아봤다.
어찌됐든, 6월 기준 FIFA 랭킹 85위 뉴질랜드가 20위 이란을 상대로 비긴 것은 명백한 이변이었다. 이날 월드컵 경기에서는 유독 이변이 많았다. 월드컵 처녀 출전국 카보베르데가 스페인과 0-0으로 비겼고 이집트는 벨기에와 1-1 무승부, 사우디 아라비아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역시 1-1 무승부 기록했다.
바젤리는 “오늘 하루 종일 축구 경기를 지켜봤는데 정말 즐거웠다. 오늘은 하위 랭크에 있는 팀들이 상위 랭크에 있는 팀을 괴롭힌 그런 하루였다. 내 생각에 세계 축구는 전력 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팀들이 여전히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모든 팀들이 위협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고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생각을 전했다.
“축구는 말 그대로 ‘순간’의 경기”라며 말을 이은 그는 “점유율이 얼마나 높으냐, 기회가 얼마나 많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골을 만드는 결정적인 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오늘, 그리고 지난 몇 년간 목표로 삼아온 과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세계 무대에서 그런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야만 한다”며 자신의 철학을 전했다.
‘이란이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이 상대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보는가’라는 다소 민감한 질문에는 “경기장을 보면 알겠지만, 이곳 시설은 정말 훌륭하다. 전 세계 수 많은 축구장을 다녀봤지만, 이곳은 내가 본 곳 중 최고다. 경기장 터치라인에 서서 경기를 보니 양 팀 모두 정말 수준 높은 축구를 보여줬다. 분위기도 환상적이었다”며 훌륭한 경기였다는 답으로 대신했다.
[잉글우드(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