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은 의심할 수 있어도 태도와 투지까지 의심할 수는 없어” 대표팀 선배까지 합류한 비난 대열, 남아공 주장이 답했다 [WC 현장인터뷰]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팀의 골키퍼이자 주장인 론웬 윌리엄스는 현재 팀을 향한 비난에 대응했다.

윌리엄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있는 애틀란타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A조 예선 2차전 사전 기자회견에 남아공 선수단을 대표해 참가, 하루 뒤 열리는 체코와 조별예선 2차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그는 “우리는 이 결과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수년간의 희생이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갔으며, 믿음을 잃지 않았다”며 본선에 진출하기까지 여정을 돌아봤다.

론웬 윌리엄스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美 애틀란타)= 김재호 특파원
론웬 윌리엄스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美 애틀란타)= 김재호 특파원

이어 “감독님이 처음 오셨을 때 2026 월드컵에 진출하겠다고 약속하신 기억이 난다. 우리는 감독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팀으로서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 다시 월드컵 무대에 선 것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체에 어떤 의미인지도 확인했다. 온 국민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는 놀라운 일”이라며 이 자리가 가진 의미에 관해서도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2010년 대회 이후 16년 만에 본선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멕시코와 첫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남겼다.

그는 “개막전은 여러모로 힘든 경기였다. 그러나 다음 두 경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분석도 마쳤고 준비도 철저히 했기에, 내일 경기를 위한 준비는 충분히 되어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첫 경기 이후 많은 비난이 대표팀을 향하고 있다. 그중에는 테코 모디세, 커밋 에라스무스같은 전직 대표 선수들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윌리엄스는 “최고 수준에서 경기를 뛰어보고 그 어려움을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이 나오면 마음이 아픈 게 사실”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경기력에 대한 의문은 제기할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여주는 태도와 투지까지 의심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멕시코와 개막전에서 0-2로 졌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제공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멕시코와 개막전에서 0-2로 졌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제공

그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적 열세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상대는 개최국이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후반전에는 멕시코에 별다른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그건 우리 팀이 가진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본다. 쉽게 포기하고 자책하며 대패를 당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계속 믿고 싸웠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냐고? 항상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보여준 저력과 투지, 그리고 정신력만큼은 선수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하다”며 말을 이었다.

이어 “요즘 세상에는 누구나 전문가처럼 말하곤 한다. 그저 불필요한 소음은 차단해야 한다.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서로를 믿어야 한다. 우리 팀이 내부적으로 쌓아온 것이 바로 그 ‘신뢰’다. 우리는 감독님을 믿고, 코칭 스태프를 믿으며, 선수들끼리 서로를 믿고 있다.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국민들의 성원 또한 정말 훌륭하고 놀라웠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그런 관계를 다져왔다. 한때는 관계가 깨지기도 했지만, 다시 쌓아 올렸다. 사람들도 그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래도 비판하겠다는 팬들에게는 “비판해도 괜찮지만, 무례하게 굴지만은 말아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모든 상황이 겉보기만큼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기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게 완벽한 건 아니고, 지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게 무너진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 그게 바로 스포츠의 본질이다. 스포츠는 언제나 더 나아질 기회를 준다. 멕시코전은 많은 교훈과 실수, 그리고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많은 것들을 남긴 경기였다.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토너먼트를 앞두고 우리가 더 발전하기 위해 꼭 겪어야 했던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는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며 계속 집중할 뿐”이라며 말을 이었다.

윌리엄스는 외부 소음에는 귀를 막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제공
윌리엄스는 외부 소음에는 귀를 막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제공

그는 소셜 미디어에 대해서도 “서로 의지하며 외부의 시선을 최대한 차단하려고 노력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그런 반응들이 있지만, 정신적으로 강해지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답했다.

휴고 브로스 감독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가장 중요한 건 경기를 분석하는 일이다.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집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수에서 배우고 팀으로서 뭉치는 것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일일이 듣다 보면 결국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나 사람은 바로 우리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다. 그분들은 우리를 잘 알고 계신다. 우리도 그분들을 잘 알고, 우리의 장단점 또한 그분들이 잘 파악하고 계신다. 우리는 늘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고 말해왔다. 우리는 하나다. 함께 이곳에 왔고, 함께 지내고 있다”며 서로에 대한 믿음이 굳건함을 강조했다.

한편,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국내에서 일어나는 외국인 차별로 인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비난받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나는 지금 애틀란타에 있고,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들, 멕시코 사람들이 한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이것이 축구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즐거운 시간을 가지며 즐겼으면 한다. 정치는 정치의 문제로 남겨두고 축구를 하면서 즐기고 필드에서 일어난 일로 비난했으면 한다. 필드 바깥의 일은 대처할 수 없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아프리카 전체가 뭉쳤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애틀란타(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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