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상황을 극복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자신의 활약을 돌아봤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 2번 우익수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2타점 1삼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306으로 올랐다. OPS 0.794로 8할대 복귀를 눈앞에 두게 됐다. 팀도 5-1로 이겼다.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던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경기를 준비하던 도중 외야수 엘리엇 라모스와 좌완 에릭 밀러가 트레이드되는 등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무려 다섯 명의 선수가 로스터에 합류했고 벤치 한 자리는 비워둔 채로 경기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정후는 “어수선한 하루였지만, 경기를 할 때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경기에만 좀 집중하자고 생각했다”며 이날 경기에 임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이 경기는 우리가 끝까지 치러야 하는 경기들이다. 그리고 그 경기를 뛰며 낸 성적들은 우리 기록이다. 오늘같이 경기 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스스로 통제를 못해서 어수선하게 플레이하면 그게 다 내 기록으로 남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야구 선수이기에 경기할 때는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끔 멘탈적인 준비가 돼있을 거라 생각해서 오늘 경기에만 집중했다”며 말을 이었다.
올해로 세 번째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을 경험중인 그는 “한국은 사실 트레이드가 보수적이고, 탱킹을 한다고 선수를 보내는 경우가 아예 없다”며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에 대해 말하며 “이런 부분을 경험하고 있지만, 동료들을 잃는 것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적 루머에 종종 자신의 이름이 언급됐던 것에 대해서는 “나는 한국인이기에 미국에서 무슨 기사가 나오는지 잘 몰랐다. 한국에서 나오는 기사들은 아예 보지 않는다”며 자신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팀에서 잘하고 싶다. 이 팀은 내게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게 기회를 준 팀이고, 내가 지금 이렇게 할 수 있게 도와준 팀이기에 이 팀에서 좋은 선수가 되고 싶고 이 팀과 함께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고 싶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엘리엇 라모스의 이적과 해리슨 베이더의 이탈로 외야의 리더가 된 것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양 옆에 열아홉, 스무살 친구들과 뛰었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외야를 넘어 팀 전체의 리더가 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래도 데버스, 채피(맷 채프먼), 윌리(아다메스)도 있고,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해 4월 이후 첫 멀티 홈런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타격코치님과 연습할 때 최근의 고민에 대해 얘기했다. 그 부분에 대해 단순하게 해서 대화를 하다 보니 얘기가 나온 것이 있었다. 그 마음가짐을 갖고 타격에 임한 것이 좋은 스윙으로 이어졌다. 답을 찾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순간 타석에서 느낀 감정, 그런 기분이 편안함이 생긴 거 같다. 그러다 보니 그게 스윙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도루에 대해서는 “시즌 초반에 더 많이 뛰고 싶었는데 그때는 여러 잔부상이 있어 뛰지 못했다. 몸이 괜찮으면 많이 뛰고 싶었다. 코치님들도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 시즌 끝날 때까지 상황이 생기면 계속 뛰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주전 선수라면 책임감을 갖고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경기장에 출근해서 경기 준비를 하고 오늘 경기를 잘하는 것이기에 그 일을 계속 하다 보면 오늘같은 일도 생긴다고 본다. 일단 오늘 경기는 끝났고 내일을 다시 준비하는 것이 야구 선수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내일 경기도 준비 잘하고, 한 시즌 안 다치고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알링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