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BA 드래프트 참가 선언한 전직 NBA 선수, WNBA 경기장에서 선수와 충돌

전직 NBA 선수 에네스 칸터 프리덤이 여자프로농구(WNBA) 경기장을 찾았다가 선수와 충돌한 뒤 쫓겨났다.

‘디 애슬레틱’은 24일(한국시간) 시카고의 윈트러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인디애나 피버와 시카고 스카이의 경기 도중 벌어진 일을 소개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칸터가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지난 8월초 트랜스젠더 여성의 리그 출전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2027년 WNBA 드래프트 참가 의사를 밝혔었다.

전직 NBA 선수 에네스 칸터 프리덤이 WNBA 경기장을 찾았다가 경기중인 선수와 충돌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전직 NBA 선수 에네스 칸터 프리덤이 WNBA 경기장을 찾았다가 경기중인 선수와 충돌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그는 이날 ‘WOMAN: 성인 인간 여성’이라는 문구가 적힌 셔츠를 입고 코트 바로 옆 베이스라인 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불편하게 여긴 선수가 있었다. 시카고 가드 나타샤 클라우드가 그 주인공이다.

3쿼터 도중 돌파 후 레이업을 성공시킨 그는 상대 팀의 작전타임으로 경기가 중단된 뒤 칸터에게 다가가 언쟁을 벌였다. 칸터는 바로 보안 요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쫓겨났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서 자신의 셔츠를 잡아당기며 관중들의 야유를 유도했던 그는 경기장 밖에서 “나는 여성을 지지하는데 그게 바로 그들이 나를 좇아내는 이유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디 애슬레틱은 칸터 옆자리에 앉았던 트리시아 스미스라는 이름의 팬의 증언을 인용, 클라우드가 상황을 먼저 유발했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클라우드가 득점한 뒤 다가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칸터의 얼굴에 대고 거친 말을 퍼부었다. 그래서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뭐라고? 뭘 원하는 건데?’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옆에 앉아 있었는데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오늘만 사진을 50장 정도는 찍어줬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클라우드는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타일러 마시 감독은 “선수는 자신이 팀에 방해가 되는 존재처럼 느껴지길 원치 않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줬다. 나는 우리 모두가 그를 팀을 보호하고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지켜주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얘기해줬다. 그는 항상 그런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며, 우리도 그를 지지한다”며 선수를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칸터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리그와 선수들의 경기력에는 정말 훌륭한 점이 많다. 경기를 보러 왔다면 농구 자체를 즐기러 와야 한다. 내게는 아주 단순한 이치다. 선수들은 마땅히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농구 선수 출신이라면 그런 점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는 말을 남겼다.

칸터는 트랜스잰더의 WNBA 참가에 대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칸터는 트랜스잰더의 WNBA 참가에 대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트랜스잰더의 여성 스포츠 참가는 미국 체육계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WNBA에 트랜스젠더 선수는 없지만, 지난 7월 인디애나 가드 소피 커닝엄이 여성 스포츠에 트랜스젠더가 참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기사가 보도된 이후 리그의 주요 화두가 됐다. 이날 경기장 밖에서 관련 집회가 있을 정도로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한편, 디 애슬레틱은 칸터와 클라우드가 서로 대립한 전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2023년 연방 대법원이 대학 입학 사정 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이 수정헌법 제14조 위반이라고 판결하고 동성 커플을 위한 결혼식 웹사이트 제작을 거부했던 콜로라도의 그래픽 디자이너 로리 스미스의 손을 들어주자 클라우드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 나라는 여러모로 쓰레기 같다”는 글을 올리며 “나라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자원을 쓰기보다는, 태초부터 우리가 표적으로 삼아온 소외 계층을 계속해서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칸터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을 쓰레기라고 불렀다고? 시즌이 끝나면 알려줘. 내가 티켓을 사줄게.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쿠바 튀르키예같은 나라들에 같이 가보자고. 그 나라들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건 고사하고, 네가 과연 그 정권들을 비판이나 할 수 있을지 한번 보고 싶네! 사람들은 미국 같은 나라에 산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이고 축복인지 전혀 몰라. 미국이 완벽하다는 건 아니지만, 장담하건대 다른 세상은 절대 겪고 싶지 않을 거야”라며 클라우드의 글에 반박했다.

당시 소셜미디어로 언쟁을 벌였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싸움을 벌였다.

칸터는 11시즌 동안 NBA에서 뛰었다. 2022년 2월 휴스턴 로켓츠에서 방출되면서 NBA 선수 생활을 마감했는데 당시 그는 중국 정부에 대한 자신의 견해로 방출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위스에서 터키 이민자의 자녀로 태어나 터키에서 자란 뒤 십 대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배경을 갖고 있는 그는 수년간 사회 운동에 참여해 왔다. 특히 국내외 정치 및 인권 문제에 대해 자주 목소리를 내왔으며,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맞서고, 인권 유린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사업을 하는 NBA를 비판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해 자신의 이름에 ‘프리덤’을 추가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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