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훔치기’에 촉발된 갈등, 결과는 훈훈한 ‘사과 엔딩’

사인 훔치기 논란으로 촉발된 갈등, 결과는 한 팀 감독이 상대 감독에게 사과하는 훈훈한(?) 엔딩으로 끝났다.

현재 체이스필드에서 시리즈 치르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카고 컵스의 얘기다.

‘MLB.com’은 26일(한국시간)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이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은 선발 메릴 켈리에 대한 상대의 사인 훔치기와 관련해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이후 사과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은 선발 메릴 켈리에 대한 상대의 사인 훔치기와 관련해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이후 사과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사건은 하루전, 양 팀의 시리즈 첫 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컵스는 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의 사인을 훔쳤다. 퀸튼 베리 3루코치가 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의 그립을 훔쳐 2루 주자에게 체인지업 타이밍을 전달했고 2루 주자가 이를 다시 타자에게 전달한 것.

상대가 사인을 훔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애리조나 벤치는 격노했다. 러벨로 감독을 비롯, 브라이언 캐플란 투수코치, 제프 배니스터 벤치코치가 3루 코치석에 있는 베리를 향해 소리질렀다.

그러자 라이언 플레어티 컵스 벤치코치가 반대편 더그아웃에서 이에 맞서 소리지르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리고 하루 뒤, 러벨로 감독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애리조나 코치진의 오해가 있었다.

러벨로는 베이스 코치가 사인을 전달하는 것이 규정상 금지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그러나 리그 사무국 경기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힐에게 직접 연락해 규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들었고, “1루코치와 3루코치는 코치 박스 구역 내에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사무국의 설명에 따르면, 전날 컵스 3루코치가 한 행동은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전자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사인 훔치기는 허용하고 있다.

라이언 플레어티 컵스 벤치코치가 애리조나 더그아웃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라이언 플레어티 컵스 벤치코치가 애리조나 더그아웃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은 러벨로는 바로 카운셀 컵스 감독에게 연락해 사과했다. 그는 “지금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기고, 많은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두 팀이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상황이다. 나는 그에게 우리 팀 내부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집 사수 작전’이라는 이름의 조정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일단 켈리는 체인지업 구사 과정에서 구종 노출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확인했고, 이에 대한 수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는 “상대 팀이 우리 약점을 파악했다는 신호를 보낼 때, 우리는 즉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그 정보를 어떻게 알아내고, 어떻게 전달하며, 타자가 그 정보를 소화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상대 투수의 버릇을 포착한다고 정보를 활용하는 일이 겉보기만큼 쉬운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벨로의 사과를 받은 카운셀은 “나는 그를 정말 높이 평가한다. 팀을 아주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다. 그와 나누는 모든 대화는 즐겁다. 그가 직접 사과하고 싶어 했고, 나도 그 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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