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제한된 기회를 얻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송성문, 그는 지금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송성문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시리즈 첫 경기 선발 제외됐다.
이제는 익숙한 광경이 됐다. 지난 9월 1일 신시내티 원정에서 선발 출전한 이후 한 번도 선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시간 기준이니 현지 시간으로 따지면 9월 들어 선발 출전이 한 번도 없었다는 뜻이다.
결국은 방망이가 문제다. 크레이그 스탐멘 감독은 “공격력이 가장 좋은 라인업으로 구성하고 싶었다”며 선발 라인업 운영에 대해 말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1승이 급한 상황에 맞춘 선택인 것.
선수 입장에서는 답답한 일이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송성문은 “솔직히 말하면 어려운 것이 너무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연습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그런 문제들이다. 어쨌든 연습을 하는 이유도 실전에서 좋은 타석을 소화하기 위해서인데 연습만으로 감각을 끌어올리고 그러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며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이어 “정신적으로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벤치라도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 올 기회를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기회가 제한된 것은 구단에서도 인지하고 있던 문제다. 지난 8월 25일에는 더 많은 실전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그를 트리플A로 내려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개빈 쉬츠가 다치면서 6일 만에 다시 콜업됐다.
트리플A 강등 통보를 들은 뒤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가려고 했던 미용실 예약까지 취소했었던 그는 결국 다시 샌프란시스코를 찾게 됐다.
그는 “내려가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있는 것은 영광스럽고 행복한 일이지만, 많은 경기를 나가지 못하다 보니 내 안에서 조금은 답답함이 있었다. ‘과연 이것이 내년을 위한 준비가 맞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내려가서 많은 타석을 소화하며 올해 해보고 싶었던 것을 다 하지 못했던 느낌이 있어서 해결하려고 했었다”며 트리플A 강등도 나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시 금방 콜업됐다. 또 많은 타석은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렇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며 다시 돌아온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소속팀 샌디에이고가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9월에 ‘의미 있는 야구’를 하는 것은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동의한 그는 “이렇게 긴장감 있는 경기를 동료들과 함께하며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몇 년은 가을 야구 경쟁을 하지 못했는데 지금 경기는 많이 못 나가고 있지만, 이런 쫄깃한 심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며 생각을 전했다.
내야 백업 역할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유격수도 아직은 적응하는 단계다. 연습할 때 유격수를 많이 하고 있다. 아직 100%는 아니다. 물론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도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지만, 샘플 자체가 적었다. 경험이 많은 것은 아니다. 언젠가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실수가 나올 수도 있기에 최소화하기 위해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 내야 수비에서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데 이거라도 못하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기에 더 신경 쓰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자신과 비슷한 과정을 겪은 선배의 격려는 힘이 된다. 송성문에게는 김하성이 있다.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 데뷔했을 때 마찬가지로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송성문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다.
“(김)하성이 형이 많이 힘내라고 얘기해주고 있다. 형도 어려운 시즌 보내고 있는데 응원도 많이 해주고 계신다. ‘첫 해니까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라’며 자신도 첫 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얘기하셨다.”
칭찬만 한 것은 아니다. 송성문은 “하성이 형이 ‘홈런 한 개는 너무한 거 같다’고 말하셨다(웃음). 자기는 첫 해 7~8개는 쳤다고 장난처럼 말씀하셨다”며 농담섞인 꾸중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선배지만 키움히어로즈 시절에는 후배였던 이정후도 그에게는 힘이 되는 존재다. 두 선수는 전날 휴식일을 맞아 “마치 데이트를 하듯” 붙어다니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송성문은 “(이)정후도 정후만의 힘듦이 있을 거고 다들 힘든데 서로 의지하고 있다. 만날 때마다 반갑다”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