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확률 3%.” 중계 방송은 냉정한 예상을 내놨지만, 그는 여기에 홈런으로 응답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 원정경기 4번 우익수 선발 출전, 2회초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 상대로 2-2 카운트에서 너클 커브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빅리그 데뷔 이후 세 번째 시즌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홈런 타자가 아니기에 (두 자릿수 홈런을)그렇게 원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올해 막바지에 좋은 기록 하나 세운 거 같아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홈런으로 한 시즌 10홈런 1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그는 “타석에서 더 많이 하고 싶고 그런 선수가 되고 싶은데 더 노력해야 할 거 같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이날 경기는 ‘애플TV’가 독점 중계했다. 애플TV는 경기 상황마다 자체적으로 예측한 가능성을 표시하는데 2회초 이정후 타석에서 이들이 제시한 홈런 가능성은 3%였다.
이를 전해들은 이정후는 “인생이 그런 거 아니겠는가?”라며 생각을 전했다. “인생에서 꼭 이런 일들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분이 지금 힘든 일을 겪고 계시더라도 끝까지 본인을 믿고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너클 커브를 노리고 있었는지를 묻자 웃으면서 “그냥 나가다가 맞았다”고 답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지만, 글래스나우의 너클커브는 이날 경기전까지 피안타율 0.154 기록중이었다. 총 197개를 던져 그중 한 개만 홈런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도 이정후의 홈런이 너클커브로 허용한 유일한 피안타였다. 6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
이정후는 “공이 엄청 좋았다. 그를 3년째 같은 지구에서 많이 상대했고, 커브가 주무기인 것도 알고는 있었다. 패스트볼을 포심과 싱커 둘 다 던지는 투수인데 포심도 커터처럼 날아오는 투수다. 커브가 왔을 때 실투를 놓치지 않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실투를 하나 찾았다”며 글래스나우와 승부를 돌아봤다.
앞서 경기전에도 9월 부진에 대해 논의했던 그는 ‘이 홈런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일단 열심히 해야 한다. 끝까지 열심히 하고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남긴 뒤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갔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