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이 사라진다. 1982년 개장한 이곳은 이제 2026시즌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많은 이들이 잠실야구장과 관련된 추억들을 꺼내며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다.
푸른 눈의 외인이라고 추억이 없을 리가 없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와이번스(지금의 SSG랜더스)에서 뛰었던 메릴 켈리(37)도 그중 한 명이다.
지난 8월말 샌프란시스코 원정을 찾은 그에게 잠실구장의 철거 소식을 전하자 “정말인가?”라며 놀라는 모습이었다.
켈리는 비록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곳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고 잠실에 대한 기억을 생생하게 갖고 있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경기장 중 하나 아닌가. 올림픽을 치른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두 팀이 함께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며 그곳에 대한 기억을 꺼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8년 한국시리즈였을 것이다. 당시 SK는 두산베어스를 6차전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켈리는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그 경기장에서 3만 관중이 들어찬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 타자가 삼진으로 아웃되고 우승이 확정됐을 때, 더그아웃에서 뛰어나가던 순간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낭만적인 기억이지만, 원정팀 선수에게 잠실 구장은 결코 낭만적인 곳은 아니었다. LG트윈스와 두산, 두 팀이 공간을 사용하면서 원정팀을 위한 공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도 “조금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웃었다. “내가 그곳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적어도 옛날 경기장들의 원정팀 라커룸은 이곳 메이저리그처럼 TV나 소파같은 것이 잘 갖춰진 곳은 아니었다. 딱 기본적인 라커룸 느낌이었다”며 말을 더했다.
새로운 경기장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이온즈파크처럼 최근에 새로 지은 경기장들은 시설이 개선된 거 같긴하다”며 말을 이은 켈리는 “요즘에 한국에 새로 지어진 경기장들을 보면 다들 훌륭하더라. 새로 지어질 구장도 정말 멋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LG와 두산은 2027시즌부터 올림픽 주경기장을 개조한 임시 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돔구장이 완공되면 새로운 구장에 입주할 예정이다. 2032년 개막전을 개장 경기로 치르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계획을 기자에게 전해들은 켈리는 “기대된다. 다 짓고나면 정말 멋질 거 같다. 아, SSG의 새 경기장도 기대된다”고 말하며 새로 지어질 구장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