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무국과 구단주들이 내세운 ‘균형 경쟁’ 논리를 비웃는 듯한 월드시리즈 매치업, 그러나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여전히 샐러리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선수노조 수장은 이에 반발했다.
만프레드는 24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린 아메리칸 패밀리필드를 찾은 자리에서 ‘ESPN’ 등 현지 언론을 만나 리그 현안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가장 큰 화두는 현재 진행중인 노사 협상이었다. 메이저리그 노사는 기존 협약이 12월 1일 만료되는 가운데 새로운 노사 협상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샐러리캡 도입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사측에서는 샐러리캡 도입의 이유로 ‘균형 경쟁’을 주장해왔지만, 이번 시즌 월드시리즈가 스몰 마켓 구단인 밀워키 브루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대결로 확정되면서 이러한 논거를 내세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만프레드는 그러나 사측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스몰 마켓 팀이 꾸준히 경쟁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하면서 많은 것들을 챙기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브루어스 구단은 꾸준히 잘 운영되고 있던 팀이다. 이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이 40년 만이다. 40년에 한 번이면 충분하지 않다”며 오히려 밀워키가 44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른 것이 ‘균형 경쟁’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경제적 격차가 곧바로 경기 결과로 직결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데이터를 살펴보면 시장 규모가 큰 팀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거나 더 높은 단계까지 올라갈 확률이 통계적으로 유이미하게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년간의 결과를 살펴보면, 시장 규모와 선수단 연봉 지출,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사이에는 매우 강력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선수노조 임시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브루스 마이어는 이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이날 마찬가지로 현장을 찾은 그는 “만약 모든 팀들이 ‘선수 영입에 돈 안 써도 이길 수 있겠네’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 또한 그런 방식으로는 장기적으로 이길 수 없을 것이기에 팀들에게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샐러리캡이 “경쟁과 정반대 개념”이라고 주장하면서 “샐러리캡은 구단들에게 ‘너무 치열하게 경쟁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플레이오프 결과는 샐러리캡이 필요하다는 그들의 주장을 더욱 설득력 없게 만든다. 애초에 그들이 샐러리캡을 원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무국 구단주들이 샐러리캡을 원하는 것이 구단의 가치와 관련된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핵심은 수익을 늘리고 구단 가치를 높이려는 그들의 욕구다. 나머지는 다 가식”이라고 잘라 말했다.
양 측이 현재와 같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기존 협약이 종료된 12월 1일 이후 직장폐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선 직장폐쇄는 99일간 지속됐다. 이번에는 더 길게 이어질 것이다. ‘시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노사 수장은 직장폐쇄에 대해서도 대립을 보였다. 마이어는 “굳이 이런 일이 벌어질 필요는 없다. 구단주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만프레드는 “구단주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북미의 다른 주요 프로스포츠처럼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전례 없는 수준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고 받아쳤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