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열의 진짜타자] ‘흥부자’ LG, 환호는 그들을 춤추게 한다

LG가 20일 한화전 대승(11-3)으로 5연승을 내달렸다. 최근 10경기서 9승1패. 경쾌한 발걸음으로 ‘가을야구’를 향해 신나게 달려가고 있다. 선수들 각자가 잔뜩 흥이 오른 모습이다.

이번 시즌 LG의 선전은 6할대 홈경기 승률(40승1무26패)과 여섯 차례 홈 매진경기 전승이라는 ‘신바람’ 기록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참 LG 다운 색깔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것 같아 조금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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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LG 유니폼을 입었을 때 동료들과 나눴던 독특한 감격이 있었다. 아마 선수 시절 우리들 대부분에겐 잠실구장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LG로 간다는 것은, 잠실을 꿈꿀 수 있다는 의미였다. 남들 눈엔 ‘근자감’이었을 수도, 혹은 ‘허영심’이었을 수도 있지만, LG에 입단하면서 한번쯤 우쭐한 기대감을 느껴보지 못한 선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팀 특성상 우수한 배후자원으로 유망주가 많이 입단하는 서울 팀이다. 전통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뚫어내야 하는 경쟁은 그 어느 팀보다 빡빡한 환경이다. 그러나 LG 신인들이 1군에 올라가려는 열망은 ‘잠실구장’을 향한 꿈으로 구체화되면서 더 크고 더 화려한 무대에 대한 간절함이 된다.

프로야구에서 그라운드의 플레이와 관중석의 리액션은 무언의 대화다. 박수가 늘 힘이 된다는 말은 꼭 참말이 아니다. 꽉 찬 관중석과 우레와 같은 함성이 적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긴장감과 위축을 더 많이 주기도 한다. 큰 경기의 부담감, 만원 관중의 압박감은 모든 팀, 모든 선수들에게 똑같지 않다.

다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큰무대 마니아’로 성장하는 LG는 전통적으로 팬들의 박수 소리를 잘 듣고 환호성에 흥이 나는 때가 많았다. 추어주고 칭찬해주면 으쓱으쓱 ‘오버’를 잘 하는 팀이다. 그래서 ‘신바람 야구’가 트레이드마크가 됐고, 화려한 스타들도 많이 나왔다.

장점과 단점은 멀리 있지 않아서 LG는 팬들의 냉랭함에 쉽게 풀이 죽거나 따끔한 질책에 야무지게 응답하는 능력에선 자주 아쉬움을 보였던 팀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모든 팀이 비슷한 컬러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 않을까.

우직한 뚝심, 끈질긴 근성의 팀이라는 찬사는 좀처럼 그들의 것이었던 적이 드물지만, ‘신바람 LG’는 여전히 매력 있는 팀이라고 느껴진다. 연승의 ‘기’를 살려내고, 잔뜩 ‘흥’을 끌어올리고 있는 이번 시즌 후반기처럼 이 팀의 특성이 타이밍 맞게 활용될 때 LG는 그들다운 야구로 신나는 레이스를 펼쳐 보여주니까.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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