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26)는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히트상품이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2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그는 운동선수와 거리가 먼 하얀 피부와 이목구비가 뚜렷한 마스크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야구실력도 뛰어나다. 올 시즌 두산의 리드오프를 맡아 130경기를 타율 0.336 20홈런 17도루 81타점 92득점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가 박건우의 첫 풀타임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해 보이기까지 하다. 사실 박건우는 두산의 외야 기대주로 꼽혔다. 일찌감치 경찰청에서 병역을 해결한 박건우는 지난해 70경기에서 타율 0.342 5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진출한 김현수의 빈자리를 올해 완벽히 메웠다.
4일 잠실 롯데전을 앞둔 박건우는 “나도 솔직히 올해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며 “타율 0.280에 두자릿수 홈런과 도루만 하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29일 잠실 넥센전에서 시즌 20홈런을 터트렸다. 이제 도루를 3개만 더 추가하면 20(홈런)-20(도루)클럽에 가입한다. 물론 박건우는 “오늘까지 2경기에서 도루 3개는 쉽지 않아 신경 쓰고 있지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현수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는 평가에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나는 올해 한해만 보여줬다. 현수 형을 달리 김현수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꾸준히 잘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시작한 선수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첫 풀타임이라 고비도 있었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을 당했기 때문. 그래도 박건우는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는 “쉬고 싶었지만, 조금 아프다고 해서 빠지면 다른 선수가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느냐. 정말 아파서 못 뛸 때까지는 뛰자는 생각을 했다. 또 뛰다보면 부상도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건우는 “야구도 잘되다 보니 철이 조금 든 것 같았다”며 웃었다. 위로 누나 둘에 막내아들인 그는 올 시즌 유독 부모님에게 대한 감사함을 나타내 왔다. 그래서인지 시즌 마지막 홈경기인 이날 부모님도 초대했다고 한다. 데뷔한지 8년차이지만 부모님이 모두 야구장에 오신 것은 처음. 박건우는 “어머니는 이모와 함께 오신 적이 있는데, 아버지는 처음이시다. 야구장에서 내가 플레이하는 장면을 떨려서 못 보신다고 하셨는데, 오늘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이고, 성적은 잘 나왔으니 마음 편히 보시라고 말씀드리며 (야구장으로) 모셨다”며 “그 동안 뒷바라지에 아들이 야구가 안 될 때 마음고생이 심하셨다. 이제는 마음 편히 보셨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