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 다소 식상한 표현일 수 있겠지만 이 말만큼 올 한 시즌을 제대로 설명할 단어는 없다. 800만 관중 돌파 같은 즐거운 소식 저편에는 팬들을 당황시키고 또한 어리둥절하게 만든 일들이 많았다. 야구 팬 전체를 실망시킨 수많은 사건사고를 살펴봤다.
해마다 선수들의 도덕성 회복과 그라운드 복귀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시즌 말 해외불법 원정도박 혐의를 받은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의 복귀여부는 시즌 초 논란의 중심이 됐다. 법적처분이 끝난 뒤 퇴출된 임창용과 달리 윤성환, 안지만은 뚜렷한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삼성은 두 선수를 시즌 초반부터 등판시키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안지만이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까지 받으며 또 다시 논란을 야기했다. 삼성 구단은 결국 그와의 계약해지를 선언했다. 다만 윤성환은 시즌전체를 소화했다. 임창용은 고향팀인 KIA에 입단해 후반기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았다. 두 구단 모두 전력 측면에서 어느 정도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지만 품위훼손 및 도덕성 측면에서 장·단기적으로 더 큰 것을 잃었다는 평가도 상존한다.
공정한 스포츠경쟁을 훼손시키는 금지약물 적발 소식도 올 시즌 어김없이 터졌다. 지난 6월 롯데 외인타자 짐 아두치가 금지약물인 옥시코돈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두치 스스로 고질적인 허리통증 때문에 투약했다고 항변했지만 강화된 도핑규정 속 즉각 KBO의 제재를 받고 퇴출됐다.
팬들을 충격에 빠뜨린 승부조작 사건도 몇 년 만에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 7월 영건투수로 기대를 모은 당시 NC 소속 이태양과 상무 소속 문우람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로 인해 큰 파장이 일어났고 KBO는 심각성을 인지, 리그 선수전체에게 승부조작 자진신고까지 받는 촌극을 펼쳤다.
또 다른 기대주 유창식(당시 한화, 현 KIA)이 자수했고 이재학(NC)은 아직도 혐의를 받고 있다. 잠잠했던 사건은 전날 검찰이 NC 구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NC는 이태양을 즉각 퇴출했지만 이재학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결백주장을 믿고 현재 정상기용 중이다.
반복되는 음주운전 망령도 여전했다. 시범경기 당시 kt 소속 오정복이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15경기 출장 정지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받았다. 끝나는 줄로만 알았지만 시즌 막판인 지난달 30일 NC 외인주포 에릭 테임즈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직후 NC는 발 빠른 대처도 강도 높은 처벌 역시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KBO도 솜방망이 처벌 논란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롯데 외인타자 짐 아두치(사진)는 금지약물 복용혐의로 불명예 퇴출됐다. 사진=MK스포츠 DB
신생구단 kt의 악재는 오정복이 끝이 아니었다. 베테랑 간판타자 김상현이 지난 7월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김상현은 즉각 임의탈퇴 중징계를 받았다. 중심타자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팬들은 할 말을 잃었고 kt 역시 전력약화 및 선수단 관리미흡에 대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팀 성적은 날았지만 구단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넥센은 구단주인 이장석 씨와 남궁종환 단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특경가법상 사기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악재를 맞이했다. 구단운영의 미래가 미지수에 빠진 가운데 3위로 마친 팀 성적이 좋은 것은 위안이었다.
베테랑투수 노경은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하는 해프닝을 일으켰다. 지난 5월 두산은 팀 내 알짜 투수자원이었던 노경은의 갑작스러운 은퇴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노경은은 이 같은 사실을 번복하며 구단과 적잖은 갈등상태임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결국 5월31일 두산은 롯데 고원준과 노경은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 선수 모두 원 소속팀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가운데 노경은은 시즌 종료까지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