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자유계약선수(FA) 협상 시작 5일 만에 1호 계약이 나왔다. 1년 전 우선협상 마감일(7일째)에 11명의 계약이 무더기로 쏟아졌으니 더딘 속도는 아니다.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최형우, 황재균 등 ‘빅5’의 해외 진출 도전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FA 시장에 좀 더 속도감을 내게 만들 듯. 특히, 준척급 계약 협상에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1호의 계약 규모는 FA 시장의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김재호는 15일 총액 50억원에 두산 유니폼을 4년간 더 입기로 했다. 계약금 20억원, 연봉 6억5000만원, 인센티브 4억원이다.
김재호의 올해 연봉은 4억1000만원이었다. 지난해(1억6700만원)보다 245.5%가 인상됐다. 예비 FA 프리미엄(이현승 1억5500만원→4억원)이 있지만, 14년만의 우승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 평가한 점도 있다.
FA 권리를 행사한 김재호는 총액 50억원에 두산과 4년 계약했다. 사진=MK스포츠 DB
백업 유격수에서 국가대표 유격수까지 성장한 김재호는 올해 커리어 하이(137경기 타율 0.310 7홈런 78타점 69득점)를 기록했다. 또한, 주장을 맡아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 기준은 50억원 이상이다. 김재호는 FA 시장에서 빅5 바로 아래 단계로 높이 평가됐다. 1985년생으로 나이도 FA 기준 젊은 편이었다. 시국 등 복합적인 상황과 맞물려 찬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전망 속에 통 큰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계약금 20억원은 1년 전 FA 김태균(총 84억원)과 동일하다.
우선 협상기간이 끝나자마자 과열 양상으로 번졌던 지난해, 50억원 이상 FA 계약은 박석민(96억원), 정우람, 김태균(이상 84억원) 유한준, 손승락(이상 60억원) 등 5명이었다.
김재호의 계약은 적어도 시장이 얼어붙지는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 그리고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구단의 지갑도 결코 얇지 않았다. 써야 한다면 과감히 썼다. 김재호의 계약은 이번 FA 시장의 기준이 된다. 협상 테이블을 차린 다른 FA와 팀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