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아전은 홍정호의 최종예선 4번째 선발 출전 경기. 그는 지난 3경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한국은 수비 불안을 노출했고 홍정호는 그 중심에 섰다. 페널티킥을 내준 데다 레드카드까지 받았던 2016년 10월 6일 카타르와 3차전에서는 집중포화를 맞았다.
홍정호는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든 적이 별로 없었다. 지난 23일 중국과 원정경기에서도 한국의 0-1 패배를 못 막았다. 후반 36분 공격에 가담해 회심의 헤더 슛을 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시리아와 최종예선 7차전에서 우뚝 솟은 홍정호였다. 그라운드에 뛸 때마다 미안한 감정이 컸던 홍정호가 포효했다. 홍정호는 코너킥 과정에서 흐른 볼을 왼발로 차 넣었다. 전반 4분 만이었다.
홍정호의 A매치 통산 2호 골. 2013년 11월 15일 스위스와 평가전 이후 1229일 만이다. 첫 골은 당시 짜릿한 뒤집기의 발판을 마련한 동점골이었지만 2번째 골이 더 의미가 컸다.
닷새 전 중국에 패하면서 발등이 불이 떨어진 한국이었다. 시리아는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성큼 다가왔다. 이번에도 지면 뒤집힌다. 시리아는 한 수 아래지만 밀집 수비에 한 차례(2016년 9월 6일 0-0 무) 봉쇄당한 게 불과 6개월 전이었다.
시리아 수비는 최종예선에서 2골(경기당 평균 0.33실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오직 승리만 갈망했다. 골이 필요했고, 많을수록 좋았다. 무엇보다 조급하지 않고 상대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빠른 시간대 골이 터져야했다.
홍정호의 1골이 결국 슈틸리케호를 ‘일단’ 구했다. 한국은 86분 동안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대량 득점이 필요했지만 오히려 시리아의 반격에 혼이 났다. 홍정호의 1골이 없었다면 승점 3점조차 얻지 못했다. 어쩌면 더 큰 재앙이 닥쳤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