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호투하던 선발투수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경기 중 교체됐다. 불안한 리드 속 위기에 빠졌던 LG를 구해낸 원동력은 집중력 넘친 계투진이었다. 더불어 행운의 날씨도 한몫했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서 7회초 3-2 강우콜드 승리를 따냈다. 예보와 달리 비가 내리지 않았던 이날 서울 잠실 하늘은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중반 무렵에야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고 7회초 8시3분 중단이 선언됐다. 30여분간 대기했지만 빗줄기가 잦아들지 않아 끝내 강우콜드 경기가 됐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은 LG가 심기일전한 경기가 됐다. 돌발변수가 있었기에 더욱 드라마틱했다. 경기 중간인 5회초 3-1로 앞서던 LG는 순항하던 선발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2사 3루 위기에 직면했다. 이후 후속타자 정근우를 상대했는데 와일드피치를 범했다. 이 때 3루 주자가 재빠르게 홈으로 파고들었고 허프는 주자를 잡기 위해 공을 쫓아가 글러브로 토스했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송구가 이뤄지지 않아 실점을 막지 못했는데 이 과정이 끝난 뒤 허프는 허벅지를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끝내 다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김지용과 교체됐다. 승리요건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상태였다.
돌발 상황이었다. 조기교체는 고사하고 이닝이터인 허프의 급작스러운 교체 상황에 혼란이 불가피해보인 LG였다. 이내 김지용이 구원 등판해 정근우에게 2루타를 맞음으로서 상황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김지용은 이용규를 땅볼로 처리하며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LG 계투작전이 이어졌다. 6회 1사 후에는 사실상 현재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고 있는 정찬헌이 조기투입 돼 이닝을 매조지었다. 7회 시작 때도 정찬헌이 올랐는데 이 때 경기가 중단됐다. 불펜에는 일찌감치 예고된 바처럼 헨리 소사가 몸을 풀고 있었다. 승기를 잡은 경기를 계투작전으로 지켜내겠다는 의지였다.
LG는 선발투수 허프(사진)가 경기 중 부상을 당한 돌발변수에도 계투작전으로 승리를 지켰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하지만 소사까지 나오지 않아도 됐다. 행운이 LG에 함께했다. 굵어진 빗줄기는 소멸할 기세를 보이지 않았고 끝내 경기를 재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LG는 7회초 강우콜드 승을 따냈다.
선발투수의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 속 위기에 놓였던 LG는 집중력 있는 계투작전으로 이를 타개했다. 결말이야 알 수 없지만 행운의 비까지 내려 더 이상 투수 기용 없이 경기를 잡아냈다. 하락세였던 팀 흐름에 단비가 되기 충분한 비였다. 양상문 감독은 다가오는 비구름을 미리 알고 이처럼 계투작전을 펼쳤던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