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고등학교 졸업하고 타격하는 걸 봤는데, 고교 수준이 아니더라고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 전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거포 김재환에 대해 언급했다. 김 감독은 2008년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환을 당시 코치로 처음 만났던 느낌을 생생하게 전했다. “고등학생 때 처음 봤는데 그때 이미 고등학생이 아니었다. 파워가 엄청났다. 잠실 마무리 훈련 때쯤 처음 봤는데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김태형 감독이 공을 들인 선수 중 하나다. 물론 그 전까지 그는 만년 기대주였다. 2010년 퓨처스리그 최초로 100타점을 넘어서 101타점을 기록한 타자였지만, 1군에만 올라오면 작아졌다. 하지만 그의 장타력은 매력적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2015년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김재환을 중용하려고 했다. 김 감독은 “아시다시피 감독에 첫 부임하면서 (김재환을) 키우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욕심을 많이 부렸다”며 웃었다. 욕심은 1루수 김재환이었다. 애초에 김재환은 포수로 데뷔했지만 양의지와 용덕환(현 NC코치)이 버티고 있던 탓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1루수로 수비 전향을 시도했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 그때는 외야에 자리가 없었다. 이것이 부담감이 됐다”고 말했다. 2015시즌 김재환은 48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타율 0.235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김재환은 좌익수를 맡으며 기량이 만개했다. 지난 시즌 타율 0.325, 37홈런 107득점 124타점으로 두산의 4번 타자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생애 최초로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김 감독은 “김재환에게 좌익수를 지시했을 때 수비 코치들이 나름대로 훈련을 많이 시켰다”면서 “수비로 스트레스를 주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코치들이 '수비를 생각보다 잘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도 김재환은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리고 후반기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도 김재환은 3회 LG 선발 김대현을 상대로 4-2를 만드는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렸다. 시즌 28호 홈런이자, 이날 결승타였다. 하지만 대기록이 하나 더 숨어있었다. 바로 11경기 연속 타점 기록이다. 이는 KBO리그 최다 연속 경기 타점 타이기록이다. 김재환에 앞서 KIA 최형우(2017년),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2015년), 삼성 이승엽(1999년), 빙그레 장종훈(1991년)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만 맛봤던 기록이다. 한마디로 김재환도 이들과 같은 반열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의 신뢰가 만든 거포 김재환은 그렇게 두산을 이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