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인터뷰] “정말 감사하다” 고마운 기억만 가득한 김기태 감독의 우승 소회

[매경닷컴 MK스포츠(함평) 황석조 기자] 8년 만의 대업. 그리고 11번째 한국시리즈 역사가 된 KIA 타이거즈. 새 역사가 쓰여지던 날 수장인 김기태(48) 감독의 눈시울은 누구보다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열흘가량이 지났다. 향후 구상을 위해 일찌감치 함평 2군 훈련장을 찾은 김 감독을 만나 환희 속 당시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시간이 다소 흘렸지만 감흥은 여전했다. 김 감독도 우승 확정 이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한 시즌 정말 감사했다”고 인사를 빼놓지 않은 그는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다시 한 번 성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짜릿한 우승, 이후 시간은 정말 정신없이 흘렀다고. 김 감독은 “그 다음날까지 꼼짝 못하고 누워있었다. 어디 (밖에) 나가고 싶었는데 몸이 천근이더라”며 오랜 긴장과 조마조마했던 순간이 녹아내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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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KIA의 대업달성에는 자신의 공보다 주변인들의 도움이 컸다고 강조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 모두 감독을 믿어줬다. 선수들도 정말 강했다. 위기가 생겨도 다들 뭉쳐서 해줬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은 “결과적으로 정말 좋은 한국시리즈 경기가 되지 않았나”면서 큰 사고나 불미스러운 일 없이 좋은 경기를 펼친 선수단에 대해 거듭 엄지를 치켜세웠다. 긴박했던 당시 순간, 김 감독은 돌아보면 웃음 나오는 에피소드도 한 가지 전했다. 선수시절부터 스타플레이어였지만 유독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없던 김 감독. 사령탑으로 치르는 한국시리즈도 처음이다. 김 감독은 “(나도) 잘 모르니깐..(우승 이후는) 구단과 선수들에게 전부 맡겼다. 그래서 (주장) 주찬이에게 알아서 (준비 잘 해라) 지시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저도 처음입니다”였다고. 지나고 나니 미소가 저절로 나오는 상황. 우승이 간절했던 사령탑, 김 감독 만큼이나 우승이 절실했던 김주찬, 이범호 등 베테랑들의 돌아보면 한 마음이 됐던 기억이다.

베테랑들과의 의미 있는 기억은 또 있다. 반면 근래 KIA로 이적해온 최형우나 친정팀에 복귀한 임창용은 경험자체는 물론 우승의 기쁨도 몇 차례 누렸다. 이들은 경험이 부족했던 KIA 선수단에 큰 도움이 됐다고. “창용이나 형우가 (한국시리즈) 중간에 선수단 미팅도 하고 그랬다더라. 그런 경험들을 이야기해줬을 것”라며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는 올 시즌 8년 만의 통합우승 영광을 차지했다. 사진=MK스포츠 DB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는 올 시즌 8년 만의 통합우승 영광을 차지했다. 사진=MK스포츠 DB
결과적으로 KIA는 챔피언이 됐지만 사실 시즌 전 우승에 근접할 것이라는 예상은 섣부른 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던 두산의 대항마로 꼽히며 때에 따라 대권도전, 우승적기 등의 표현까지 따라왔다. 공공연하게 알려진 김 감독 선임 당시 구단 측의 3개년 우승계획도 이와 같은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 부담은 없었을까. 김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플러스 10승정도 더 할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는 했지만...”라면서도 “그 것은 모든 가능성이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됐다고 가정했을 때 결과였다. 그런데 그게 쉽지 만은 않은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결과를 이뤘지만 야구란 참 어려운 것이었다는 의미가 가득 담긴 김 감독의 회상이었다.

바쁘게 지내며 감사함을 전하고 있는 시간. 아직은 휴식이 더 필요한 시기지만 김 감독은 일정이 없자 함평에 내려왔다. 함평에는 현재 일본 마무리캠프에 참가하지 않은 잔류군이 훈련을 펼치고 있다. 심동섭, 박진태 등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주축선수들이 몇몇 있지만 대부분 미래를 기약하는 자원들이 많다. 쌀쌀한 날씨지만 선수들은 김 감독은 물론 조계현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내년 이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찌감치 2군 훈련장에 찾은 김 감독은 챔피언 수성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찼다. 사진=MK스포츠 DB
일찌감치 2군 훈련장에 찾은 김 감독은 챔피언 수성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찼다. 사진=MK스포츠 DB
“해야할 일이 많다”는 김 감독.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도 멈추지 않는다. 당장 행정적인 처리도 많을뿐더러 일정도 적지 않다. 게다가 전력을 보강하고 유지해 챔피언 입장에서 수성해야하는 과제도 놓였다.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그는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물론 전략이나 팀컬러 등에서는 조금씩 준비를 해야겠지만 야구를 대하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될 수 있으면 똑같이 하려고 한다”며 “신인 때나 지금이나 마음은 똑같다”고 거듭 초심을 강조했다. 챔피언의 여유보다 도전자의 입장이 돼 내년을 준비하겠다는 각오.

김 감독은 스스로에 대해 부족함을 강조하며 “좋게 말하면 젊은 것 아니겠나”라며 겸손함 속 나아갈 방향성을 전했다. 시행착오 가운데 끝내 우승을 차지한 김 감독은 “정말 좋다”며 선수, 지도자 생활 통틀어 처음 따낸 한국시리즈 우승 감격에 기뻐했다. 다만 끝까지 자신보다 “팬들과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다”고 줄곧 스스로를 낮췄다.

파란만장했던 김 감독과 KIA의 2017년이 끝나가고 2018년이 시작되고 있었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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