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구단별 외인투수가 갖게 되는 비중은 상당하다.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이제 보통 이상 정도의 실력을 선보이는 것은 한 없이 부족해 보인다. 에이스급 외인투수를 갈망하는 구단들의 기다림이 주는 의미이고 이유다.
이제 두산을 떠나게 됐지만 장수외인 더스틴 니퍼트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였다. 모든 시기가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한 시즌을 기준으로 불안했던 모습은 손에 꼽힐 정도에 불과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수상소감을 “니퍼트” 한 마디로 정리한 적 있으며 최근 두산의 포스트시즌 시작에는 항상 니퍼트가 있었다.
LG와 결별하고 일본행을 택한 좌완 외인투수 데이비드 허프는 팬들조차 복잡한 심경을 갖게 만들었다. 2016시즌 LG가 힘들었던 시기 합류한 허프는 팀 분위기 자체를 달라지게 만드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2017시즌도 마찬가지. 일단 경기에 나서면 실력은 확실했다. LG는 꽤 오랜시간 허프 영입을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충분히 납득이 될만한 구위가 분명했다. 다만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등 몇 차례 결정적 부상은 아쉬움이 되기도 했다. 제아무리 마운드가 강한 LG라지만 독보적 에이스 허프의 잦았던 공백은 잠재된 리스크. LG와 허프의 연봉에 대한 인식차는 이 부분이 기인했다.
외인에이스는 이처럼 독보적이거나 팀 전력에 매우 큰 영향을 차지한다. 니퍼트, 그리고 2017시즌 헥터 노에시(KIA)가 그랬듯 리그 우승에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지 오래다. 당연히 비시즌 10개 구단 모두 외인에이스와 재계약하거나 새로 발굴하는데 사활을 건다. 이는 올 겨울도 다르지 않다.
KIA는 헥터라는 외인에이스가 있다. 헥터는 2017시즌 20승을 따내며 에이스는 물론 리그를 호령한 대표적 외인투수가 됐다. KIA의 선택은 당연히 재계약. 수성이 중요한 KIA는 전력변수를 최소화한 것이다. SK도 리그 톱 수준의 외인인 메릴 켈리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KBO리그 적응, 구위 모든 면에서 켈리 역시 점점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중. SK도 주저하지 않았다.
롯데는 비시즌 우여곡절 속 듀브론트(사진)라는 새 외인에이스 카드를 꺼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다만 KIA와 SK를 제외한 나머지 8개 구단에서는 소위 절대적 외인에이스 구성이 약간씩 변화를 맞이했다. 우선 롯데는 다소 복잡한 과정 속 펠릭스 듀브론트를 영입해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브룩스 레일리라는 에이스를 보유한 롯데는 조시 린드블럼과의 계약이 무산되자 듀브론트 카드를 꺼냈다. 레일리도 손에 꼽히는 에이스자원이지만 올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도 보여준 상황. 여기에 린드블럼 계약도 무산된 롯데는 경력 면에서 최상급인 듀브론트를 영입해 마운드 전력유출을 줄이는데 노력했다. 듀브론트를 향해 여러 시선이 공존하지만 기대치 대로라면 레일리와 함께 정상급 외인듀오가 될 수 있을 터.
넥센도 터줏대감 앤디 밴헤켄과 결별하고 그 자리를 과거 한화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로 채웠다. 모두에게 깜짝 소식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더 젊고 강한 에이스를 찾은 모양새가 됐다. 부상과 인성 등 우려요소가 있음에도 로저스가 한화에서 보여줬던 기량만큼은 확실했기 때문.
두산은 니퍼트를 떠나보내고 롯데에서 뛰던 린드블럼을 영입하는 깜짝행보를 보였다. 일단 이 자체가 큰 이슈가 됐다. 린드블럼 또한 손에 꼽히는 외인투수. 다만 니퍼트를 대체할 정도인지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는 세스 후랭코프라는 새 카드로 메운다. NC는 에릭 해커와 제프 맨쉽 모두와 계약을 포기한 채 전면적인 변화에 나섰다. 우선 로건 베렛만 영입한 상태. 기복이 컸던 맨쉽은 일견 이해가되지만 해커를 포기한 것은 이례적인 결정으로 꼽히는데 그만큼 이닝이터 및 더 젊고 강한 에이스를 원하고 있다는 증거다. 물론 확실히 베렛은 톱에이스감으로 꼽히지 않는 상황. 나머지 한 자리 찾기에 분주하다.
피어밴드(사진)는 내년 시즌도 kt의 독보적 에이스로 출발하게 될까. 사진=MK스포츠 DB
다른 형태도 있다. LG는 허프와 계약에 실패한 뒤 헨리 소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한 자리가 남았는데 자연스럽게 허프 이상 수준의 에이스급을 기대하는 분위기. 소사가 에이스가 되는 것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 일 것이다. kt는 라이언 피어밴드와 재계약 했는데 나머지 한 자리가 아직 비어있다. 피어밴드도 훌륭한 자원인데 비슷한 강한 카드를 찾고 있다고. 삼성 역시 이름값부터 뛰어난 팀 아델만을 영입했지만 나머지 한 명의 영입은 신중하다. 마찬가지로 더 확실한 카드를 찾고 있다고 외치는 상황.
반면 또 다른 케이스도 있다. 한화는 아예 젊은 외인투수들로 구성을 마쳤다. 제이슨 휠러와 키버스 샘슨 모두 이름값 등에서 확실한 에이스급보다는 다른 테마를 맞춘 기색이 역력하다. 아무래도 올 시즌 이름값에 의존했다 부상 등 변수에 고생한 기억과 리빌딩 방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