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재, 스스로 ‘클린베이스볼’ 간판 내렸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처음부터 강력한 징계의지는 없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결론은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프로야구판을 뒤흔든 넥센발 뒷돈거래와 허위신고는 생색내기 제재금과 맞바꾼 면죄부로 끝났다. 'KBO도 한 통속'이라는 세간의 비난이 정답이었다.

KBO는 28일 히어로즈 구단 관련 축소 또는 미신고 된 현금 트레이드(일명 히어로즈 뒷돈 게이트)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와 상벌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사기와 배임,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 상태인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는 무기실격 처리했다. 또 구단에게는 제재금 징계가 내려졌다. 이번 사태의 핵심구단인 히어로즈는 5000만원, 히어로즈와 거래했던 상대 구단들은 각각 2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올해 초 부임한 정운찬 KBO총재. 정 총재는 클린베이스볼을 기치로 그릇된 관행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사진=MK스포츠 DB
올해 초 부임한 정운찬 KBO총재. 정 총재는 클린베이스볼을 기치로 그릇된 관행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이 드는 징계다. 이번 히어로즈 뒷돈 게이트는 프로야구에 나와서는 안 될 사건이었다. 앞서 지난달 언론보도를 통해 지난해 히어로즈와 NC·kt와의 트레이드에 뒷돈이 끼어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KBO에 제출하는 선수 양수·양도계약서에 금액은 없었다. 한마디로 허위 신고였다. NC는 선수 외에 1억원, kt는 5억을 건넸다. 문제는 이 두 구단뿐만 아니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10개 구단 단장이 모여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SK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이 히어로즈와 트레이드 시 현금을 주고 신고하지 않았거나, 금액을 축소 발표한 것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히어로즈가 주도한 트레이드에서 현금 131억 5000만원이 신고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히어로즈는 나머지 구단에 선수를 대주는 쇼핑몰 역할을 한 셈이다. 히어로즈에 뒷돈을 대면서 선수를 영입했던 나머지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지난 10년간 히어로즈와 행해진 검은 거래로 프로야구의 이미지가 깎인 게 사실이다.

KBO도 강한 징계를 시사하며 법률, 회계, 수사 등 총 5명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설치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6일에 걸쳐 히어로즈 및 9개 구단의 선수 운영과 재무·회계 등 해당 직무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자금의 용처나 흐름들을 파악했다. 클린베이스볼을 주창하면서 취임한 정운찬 총재도 심각한 사안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우려도 분명 존재했다. 특조위는 일개 사단법인인 KBO가 설치한 임의 기구다. 경찰이나 검찰과 같은 수사권한이 없다. 조사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수사기관 정도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나 청구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결국 특조위가 기댄 것은 당사자 구단의 성실한 자료 제출과 진술이었다.

이 사건의 핵심인 이장석 전 대표와의 면회를 통해서 조사를 시도했지만, 밝혀진 것은 없었다. 트레이드 뒷돈이 이 전 대표에 인센티브 형태로 지급됐다는 의혹도 이번 사건에서 규명돼야 할 핵심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특조위 결과와 상벌위 징계를 발표한 장윤호 KBO사무총장은 “검찰을 통해 개인 계좌를 다 확인했고, 특조위에서 이장석 전 대표이사를 면회까지 해서 조사를 마친 사안이지만 마땅히 밝혀진 게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을 통해서 확인했다고는 하지만 검찰이 제대로 협력했을지는 알 수 없다. 한 법조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자료나 정보를 타인에게 함부로 보여줄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어쨌든 졸속 조사의 우려대로 징계 또한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무기실격된 이장석 전 대표는 앞서 레이니어그릅 홍성은 회장과의 주식 양도와 관련 사기와 또 다른 배임, 횡령 혐의로 기소되면서 구단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당연히 겸직하던 KBO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이는 KBO이사회 구성원이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앞으로 형량을 채우고 출소 후 다시 구단 경영에 나섰을 때 이를 제한하는 조치로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구단 제재금 5000만원과 2000만원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다. 히어로즈 구단을 쇼핑몰 삼아 선수 영입에 나섰던 구단들에게 부과된 2000만원은 징계로서 효과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프로야구 최저연봉이 2700만원이다.

선수팔이에 나선 히어로즈가 지난 10년 동안 130억원이 넘는 돈을 KBO에 신고하지 않았지만, 5000만원으로 징계를 갈음하게 됐다. 다만 장윤호 총장은 제재금이 적다는 지적에 “히어로즈 구단에 대한 문제는 더 검토할 부분이 남아있다”고 추가 제재 여지를 남겨뒀지만, 이와 함께 충분히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지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애초부터 제대로 된 조사권이 없는 특조위의 조사결과 이에 따른 징계는 결국 사건을 빨리 마무리 지어 덮으려 한다는 의심만 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떤 범죄혐의가 있으면 경찰이나 검찰에 형사고발을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안이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클린베이스볼이라는 기치를 내세워 올해 초 취임한 정운찬 총재의 의지 문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릇된 관행, 즉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KBO의 공언은 허언이 돼 버리고 말았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원, 권위 내려놓은 톱스타의 눈부신 역주행
이다해, 가수 세븐 첫 아이 임신한 근황 공개
바다, 탄력 넘치는 몸매&돋보이는 볼륨감 노출
심으뜸 눈부신 비키니 자태…탄력적인 섹시 핫바디
307억 타자 노시환 5월 타율 0.317 활약

[ⓒ MK스포츠,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