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끝까지 기도했다” 극적 명승부 만든 男 컴파운드팀의 간절함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최종 점수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기도했다.”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은 드라마와도 같았다. 최용희(34) 홍성호(21) 김종호(24·이상 현대제철)로 구성된 남자 컴파운드팀은 최강 인도와 결승전을 치렀다. 숨막히는 접전이었다. 동점과 역전의 반복이 이어졌다. 기계식 활인 컴파운드는 세트제인 리커브와 달리, 엔드별 점수를 모두 합산하는 방식으로 승패를 가린다. 더구나 10점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실수를 한 번이라도 하면, 패배로 이어지기 쉬웠다.

한국은 잘 버텼다. 3엔드까지는 동점이었다. 하지만 4엔드 들어 인도가 10점을 쏘는 반면, 한국은 9점에 머물면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최종 점수는 227-229. 인도의 대회 2연패가 확정적인 듯 했다. 하지만 최종 판정이 남아있었다. 한국의 두 번째 순서로 쏜 홍성호의 화살 2개가 모두 9점과 10점 사이여서 정확히 봐야 했다. 맏형 최용희는 간절하게 기도했다. 그는 4년 전 인천 대회때도 단체전에 나섰다가, 인도에 막혀 은메달 막힌 아쉬움이 있다.

한국 양궁 남자 컴파운드팀의 맏형 최용희. 4년전 은메달의 아쉬움을 자카르타에서 풀었다. 사진=MK스포츠 DB
한국 양궁 남자 컴파운드팀의 맏형 최용희. 4년전 은메달의 아쉬움을 자카르타에서 풀었다. 사진=MK스포츠 DB
그리고, 전광판의 점수가 229-229로 바뀌었다. 홍성호의 화살이 모두 10점으로 변했다. 극적인 동점이었다. 승부는 결국 슛오프로 넘어갔다. 한국선수부터 인도와 번갈아 쏜다. 최용희의 화살이 X10을 찍었다. 인도 선수는 9점을 쐈다. 이후 홍성호가 9점, 김종호가 10점을 쐈다. 인도는 2번째 3번째 선수가 모두 10점을 쏴서 슛오프도 29-29로 동점이 됐다. 하지만 근접성에서 한국이 앞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4년 전 결승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인도를 상대로 짜릿한 설욕을 한 것이다. 경기 후 만난 남자 컴파운드팀의 표정은 환했다. 특히 전날(27일) 혼성전에 소채원(21·현대모비스)와 함께 출전했다가 은메달에 그친 김종호는 “정말 ‘신이 오늘은 괴롭히지 않으시겠지’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끝까지 괴롭히시더라”며 웃었다. 그는 “어제 혼성전 결승 이후 잠을 못 잘정도로 아쉬웠다. 그래도 남자 단체전에서 이렇게 금메달을 따니 너무 기쁘다. 주변에서 모두 좋은 말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서 힘을 내 끝까지 악착같이 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홍성호는 동점이 되자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감독님께서 (마지막에 점수가 바뀐 화살 두 개가)10점이라고 말씀을 해주셨지만, 안심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점수가 바뀌고 동점이 되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맏형 최용희는 더욱 감격에 겨워했다. 그는 4년 전 인도에 막혀 은메달에 그쳤다. 최용희는 “정말 이기고 싶었다. 그래서 4엔드 끝나고 나서, 최종 점수가 뜨기 전까지 기도했다. 기도가 통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동생들이 든든하게 받쳐줬다. 예선부터 16강 8강 4강 나보다 훨씬 더 잘 쐈다. 동생들 덕분에 같이 활을 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간절하면 통한다는 말을 남자 컨파운드팀이 증명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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