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달 30일 울산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오리온은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3연승을 달렸다.
외국인 선수 제이슨 시거스가 전치 8주의 부상을 당해 데릴 먼로 한 명으로 버티는 상황이었지만, 29일 상무에서 전역한 이승현의 가세로 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승현은 이날 현대모비스 라건아와 함지훈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먼로나 최진수 쪽에서 찬스가 났다.
추일승 감독도 “이제 계산이 선다”고 말했다. 이승현이 인사이드에서 궂은일을 해주면서 숨통이 트였다. 추 감독은 “스크리너로서 이승현의 역할도 크다”고 덧붙였다. 군입대 전 오리온을 대표하는 선수로 연고지를 고양으로 이전한 후 우승을 이끈 선수다웠다.
이날 전자랜드전에서도 오리온은 끈적끈적해졌다. 시즌 초반 10연패를 당하던 오리온이 아니었다. 하지만 승부는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갈렸다. 전자랜드 기디 팟츠의 원맨쇼로 전자랜드가 이겼다. 오리온으로서는 아쉬운 승부였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2, 3쿼터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선수들에게 부담이 된 것 같다. 외국인 두 명이 같이 뛰었다면 인사이드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날 부상으로 한국을 떠나는 시거스와 일본에서 취업 비자를 받고 돌아온 조쉬 에코이언은 고양체육관을 찾아 경기를 지켜봤다. 2일 KBL에서 신장 측정을 받는다.
에코이언에 대해 추 감독은 “최근에는 스페인에서 한 달 동안 뛰었다. 슛이 좋고 이타적인 선수”라고 설명했다. 에코이언이 추 감독의 평가대로 적응한다면, 오리온은 남은 정규리그에서 다크호스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승현의 가세로 골밑이 두터워졌고, 앞선까지 강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오리온은 가드 박재현의 성장이 돋보인다. 추 감독은 “(박)재현이는 공격 본능이 있는 선수다. 가드는 그래야 한다. 자기 공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최승욱까지 복귀를 앞두고 있어 완전체가 머지 않았다.
오리온은 프로농구 최초로 10연패 후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추 감독은 “승현이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A매치 브레이크전까지는 출전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오리온의 질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