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의 뒷문이 든든해졌다. 임시 마무리 고우석(21)의 존재 때문이다. ‘임시’라는 수식어가 거슬릴 정도로 고우석은 대포알 같은 강속구를 앞세우며 LG의 신바람의 진원지로 활약하고 있다.
고우석은 지난 1일 잠실 kt위즈전까지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분명 작년보다 좋아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차이는 확연하다. 고우석은 지난 시즌 56경기에 등판해 3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5.91을 기록했다. 기록면에서 안정감이 더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우석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에 의하면 고우석의 ‘직구(포심 패스트볼)’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고우석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할 당시부터 강속구가 매력적인 투수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 강속구의 차원이 다르다. 일단 평균 구속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2018시즌 고우석의 포심 평균구속은 148.3km였는데, 올 시즌은 149.6km로 1.3km가 증가했다. 지난달 2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최고 155km까지 나왔다. 대포알 같은 강속구라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표1. 2018-19 구종별 구사 비율 및 평균 구속. 제공=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선수 스스로도 포심에 대한 자신감이 늘었다. 포심 구사율도 지난해 59.4%에서 올 시즌 77.6%로 늘었다. 포심 구사가 늘면서 슬라이더의 비중은 32.5%에서 19.6%로 줄었다. 강속구를 즐기는 파이어볼러 마무리의 모습을 고우석에서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속구 비율이 늘어났다는 것은 자신의 ‘직구’에 대한 고우석의 믿음이 더해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2스트라이크 이전 포심을 지난해 60.7%에서 올해 83.5%까지 늘렸다. 카운트를 잡는 구종으로 확실한 주무기인 강속구를 스트라이크 이후 포심 구사율을 봐도 그렇다. 지난 시즌 56.2%에서 62.3%까지 늘렸다.
표2. 2018-19 직구 변화. 제공=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이는 고우석의 포심 무브먼트 변화를 통해서도 관찰할 수 있다. 지난해에 비해 볼의 움직임이 확연하게 좋아졌다. 상하 무브먼트는 지난해 25.6cm에서 올해 27.3cm였다. 이는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의 변화 때문이다. 위 표에서 나온 릴리스포인트 차이가 그렇다. 고우석의 팔각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우석 릴리스포인트 비교. 사진=SBS스포츠 베이스볼S
팔각도가 높아지면 같은 포심이라도 공의 스핀이 다를 수밖에 없다. 높은 곳에서 던질수록 회전이 많이 걸린다. 이는 올 시즌 고우석의 공에 반응한 타자들의 팝플라이가 늘어났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표에 나와 있듯 인플레이 타구 기준, 상하 각도 45도 이상의 팝플라이 비율이 큰 폭으로 늘었다.
표3. 팝플라이 타구 증가. 공=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즉 고우석의 포심에 회전이 걸리면서 예년에 비해 공이 높게 뜬다는 의미다. 타자들이 고우석의 강속구에 반응해도 공이 떠오는 느낌으로 오기에 배트 밑등에 맞게 돼 평범한 팝플라이에 그치는 것이다.
LG의 마무리 정찬헌이 부상으로 이탈해 고우석이 대신 그 역할을 맡고 있지만, 기대 이상인 느낌이다. 물론 정찬헌이 돌아오면 다시 마무리 투수 앞에 나오는 역할로 돌아갈 것이다.
고우석 직구 궤적 비교. 사진=SBS스포츠 베이스볼S
분명한 건 고우석은 1년차와 2년차 때에 비해서 자신감이 더 붙었다는 점이다. LG불펜에도 분명 큰 힘이 되는 고우석의 쾌투 퍼레이드다. 필자도 고우석이 남은 시즌에도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강속구를 씩씩하게 던지길 기대해본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체육학 박사, KBO 기술위원, 야구대표팀 불펜코치)
기록제공=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