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無名) 이동욱 NC다이노스 감독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감독은 더 이상 무명이 아니었다. 그는 감독 취임 2년 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끈 명장이었다.
NC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4-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함과 동시에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의 쾌거를 달성했다. 창단 9년 만에 거둔 첫 정상 등극이다.
2019시즌을 앞두고 NC의 두 번째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동욱 감독은 2018년 꼴찌(10위)였던 NC를 5위로 끌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첫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시상식을 마친 뒤 이동욱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정말 꿈으로만 봐왔던 우승을 해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가 목표였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다 해줬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선수로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고 빨리 그만뒀다. 코치가 되면서는 '내가 겪은 부분을 선수들에게 되풀이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코칭을 연구했다. 감독이 돼서는 코치 때와 다르게 모든 선수를 봐야했다.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연구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짧게 끝낸 현역 시절 우승은커녕 한국시리즈 무대와도 인연이 없었던 이동욱 감독이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을 떠올린 이 감독은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는 순간 ‘2020년 야구가 끝났구나. 승리로 끝나서 다행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컥했다”고 말했다.
사실 미디어데이에서 손가락 7개를 들면서 7차전 승부를 예상했던 이동욱 감독이었다. 그는 “못 맞췄다. 3승 2패를 만들면서 6차전에서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7차전까지 가면 변수가 너무 많다고 봤다”며 웃었다. 시리즈에서 가장 고민됐던 순간은 드류 루친스키의 4차전 불펜 등판. 그는 “4차전 루친스키를 등판시킨 결정이 가장 힘들었다. 2승 2패를 만들지 못하면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 때가 승부처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지만, 쉬는 기간이 길었던 것도 이동욱 감독에게 고민이었다. 이 감독은 “시리즈를 앞두고는 1차전을 어떻게 들어가야 하느냐를 가장 고민했다. 타자들이 플렉센, 알칸타라를 어떻게 공략할지도 걱정됐다. 하지만 타격코치들이 많은 준비를 해줬다. 박민우가 치고나가며 빠르게 흐름을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이동욱 감독의 특징은 데이터 활용에 능하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아무리 좋은 데이터가 있어도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 나는 데이터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데이터 팀과 많은 소통을 하며 쓸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선수들에게 제대로 작용해야 데이터 야구다. 감독이 한다고 데이터 야구가 아니다”라면서 “오재일을 조심해야 한다고 봤는데 다행히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김재환을 상대하는 것도 데이터대로 들어맞았다”고 밝혔다.
2020시즌 긴 여정을 마쳤다. 우승하는 순간 이동욱 감독은 누굴 떠올렸을까. 질문에 침묵이 흘렀다. 이동욱 감독의 감정이 올라왔다. 눈가는 촉촉해졌다. “팀적으로는 구단주님 이하 모두에게 감사하다”라고 한 이 감독은 “어머니께 제일 감사드린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