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장원준(36)은 지난 3년간 끝없는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구위 하락과 부상이 겹치면서 2004년 롯데 자이어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2017년까지 126승을 수확했던 ‘장꾸준’의 위용을 잃었다.
2018 시즌 24경기 71.2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9.92라는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19 시즌 1군 6경기 2이닝 평균자책점 9.00, 지난해 1군 2경기 5.2이닝 평균자책점 12.71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장원준은 부활을 위한 날갯짓을 포기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겨우내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스프링캠프 기간 연습경기에서 2.2이닝 2피안타 4볼넷 2실점(1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두산 베어스 투수 장원준이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지난 21일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서는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정규시즌 개막을 2주가량 앞두고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김태형(54) 두산 감독 역시 장원준의 kt전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장원준이 현재 몸 상태만 잘 유지한다면 정규시즌에서 불펜은 물론 상황에 따라 선발투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장원준은 조금씩 볼 끝에 힘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kt전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잘 갔다. 장원준이 더 좋아진다면 팀으로서는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현재까지 베테랑 이현승(38)을 제외하고 불펜에서 대기할 왼손 투수가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이교훈(21), 루키 최승용(20) 등이 후보로 꼽히지만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게 불안 요소다.
장원준이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해 준다면 올 시즌 두산 마운드 운용의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
김 감독은 “장원준은 아프지만 않다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던져주는 투수”라며 “지금 정도만 던져주면 괜찮을 것 같다. 몸에 이상이 없는 만큼 공이 더 좋아진다면 충분히 선발투수로도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또 “정규시즌에서 선발투수들은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며 “장원준은 여러 가지로 쓰임새가 많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gso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