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일만에 승리’ 고영표, kt 연패 탈출이 더 기쁠 수 밖에 없었다 [MK人]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제발, 제발 그랬죠.”

이겨서 웃을 수 있지만, 끝까지 마음을 졸여야만 했다. kt위즈 고영표(30)가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916일 만에 1군에서 승리를 신고한 고영표다.

kt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8-7로 승리하며 최근 4연패를 끊어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고영표는 6이닝 6피안타 7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피칭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공백기를 가졌던 고영표가 승리를 맛본 것은 2018년 10월10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916일 만이다.

13일 승리투수가 된 뒤 인터뷰 중인 kt위즈 고영표.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13일 승리투수가 된 뒤 인터뷰 중인 kt위즈 고영표.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이날 고영표는 95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 33개, 체인지업 47개, 커브 15개로 역시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두산 타자들을 봉쇄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kt가 8-4로 앞선 9회말, 두산은 1점차까지 추격했다. 2사 2, 3루에서 타석에는 두산 4번타자 김재환. 안타가 나오면 두산의 역전 끝내기 승리가 가능했다.

김재환이 kt 마무리 김재윤을 공략했다. 타구는 우측 외야 깊은 곳으로 힘차게 뻗어나갔다. 전진수비를 하던 조용호가 공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결과는 뜬공 아웃이었다. kt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도 “‘잡을 수 있을까, 넘어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제발’이라고 외쳤다. 공을 잡았을 때 승리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며 마지막 아웃카운트 상황을 떠올렸다.

고영표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1명만 뽑기엔 고마운 선수가 너무 많다”면서도 “다들 잘해줬지만 특히 (박)경수형에게 감사하다.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장타(만루포)를 쳐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개인 첫 승이지만, 고영표는 팀 연패를 끊은 것에 의미를 뒀다. 그는 “선발투수로 승리를 기록한 것보다 팀의 4연패 탈출에 이바지해 좋다”며 웃었다.

자신의 특기인 체인지업에 대해서 고영표는 “직구처럼 오다가 변하니깐 큰 두려움은 없다. 가운데를 보고 편하게 던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브 비율이 좀 떨어졌는데 (장)성우형과 대화를 통해 호흡을 맞춰가면서 조절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작이 좋다.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승선도 목표 중 하나다. 고영표는 “앞으로 언제 올림픽에서 야구가 열릴지 모르기에 선수라면 당연히 나가고 싶다. 팀에서 역할을 잘하고 있으면 대표팀 코칭스태프께서 불러주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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