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교파 투수` 변신 롯데 노경은, 강약 조절이 핵심이다 [정민태의 Pitching]

기교파 투수로 변신한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은 2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노경은은 이제 전성기 때처럼 강속구로 승부하는 유형은 아니다. 직구 스피드 저하로 기교파 투수로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날도 3회까지는 커브, 체인지업 두 구종이 상당히 좋았다.

다만 컷 패스트볼처럼 들어오는 슬라이더가 있는데 이 공이 사실 불안했다. 결국 4회초 4실점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1회부터 3회까지 잘 이뤄졌던 강약 조절,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이 갑자기 실종됐다.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투수 노경은. 사진=MK스포츠 DB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투수 노경은. 사진=MK스포츠 DB
다양한 공을 던지면서 타자의 타이밍일 뺏던 그 패턴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실점 상황에서 단조롭게 타자와 승부를 했다. 직구, 슬라이더 두 구종 만으로 승부했던 부분이 아쉬웠다. 향후 등판에서 더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서는 공의 구속이 100km부터 140km 중반까지 다양하게 변화를 줘야만 좀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이 부분만 보완한다면 충분히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이날 가장 안타까웠던 투수는 롯데 김대우다. 롯데가 4-3으로 앞선 6회초 1사 2, 3루에서 실투 하나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는데 이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김대우는 변화구가 상당히 좋은 투수다. 변화구를 충분히 활용하다가 직구로 승부해 맞았다면 벤치도 이해를 한다. 하지만 노 볼 투 스크라이크에서 무리하게 직구로 승부를 하다가 타자에게 맞았다. 1루가 비어있었고 경기 후반 승부처였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

이 장면은 아마 롯데 감독, 투수코치 모두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이 공 한 개로 승부가 갈렸는데 팀도, 김대우 본인에게도 마이너스가 됐다. 김대우는 이 장면을 깊이 반성하고 복기하면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승부를 해야 할 상황인지, 범타를 유도할 상황인지 생각하고 던져야 한다.

롯데 최준용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이전까지 기회가 적었던 어린 투수인데 최근 투구를 보면 직구가 상당히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150km에 육박하는 직구 볼 끝이 힘이 느껴진다. 변화구가 조금 밋밋한 부분이 있는데 앞으로 본인이 변화구를 조금 더 향상시킨다면 롯데의 미래가 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는 5이닝 4실점을 했지만 전체적인 투구 내용을 보면 확실히 지난해 경험이 올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마운드에서 위기 상황이 오더라도 꾸준히 자기 공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여유가 생겼다.

다만 직구 구위는 앞선 등판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졌다. 내가 볼 땐 팔각도가 12시 40-50분 사이에서 나와야 하는데 이날은 12시30분으로 넘어갔다. 이 때문에 직구 끝이 무뎌졌고 구속도 덜 나왔다.

4실점으로 이어진 피홈런 두 개가 다 직구였는데 이제 경험이 쌓여가는 만큼 경기 운영 능력도 조금씩 키워야 한다. 경기 당일 직구가 좋지 않다면 변화구로 카운트 잡고 승부하는 패턴도 익혀야 한다.

김민우가 시즌 초반임에도 벌써 3승을 하고 있는데 올해 충분히 개인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더 좋은 투수가 위해서 이런 사소한 부분을 조금 더 생각하면서 공부하고 철저히 준비했으면 좋겠다.

한화 강재민도 인상적이었다. 구종이 직구-슬라이더 투 피치인데 아직까지는 공이 힘도 있고 슬라이더 각이 예리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변화구를 추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타자들이 잘 공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굳이 다른 변화구를 던지려다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변화구 추가는 내년이나 혹은 후반기 때 타자와의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체인지업, 싱커를 틈틈이 훈련하고 조금씩 비율을 높여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윤대경은 일본 독립야구단를 거쳐 한화에 입단했을 때도 2군에서 뛰어난 제구력을 보여줬었다. 한화 코치 시절 직접 지도하면서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올해 1군에서 좋은 활약 보여주고 있는데 2군에서 어렵게 운동하고 있을 선수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돼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날 세이브를 기록한 정우람은 산전수전 다 겪은 투수답게 경기 흐름을 잘 읽고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구 구속은 빠른 편은 아니지만 회전력이 뛰어나고 체인지업이 워낙 좋다. 상황에 따라서 전력투구할 때와 맞춰 잡아야 할 때를 잘 알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로 롱런할 수 있는 것 같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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