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부담에 짓눌린 한화 젊은 피들, 수베로는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MK시선]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김지수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이글스 감독이 지난 4월 개막 이후 가장 많 언급한 단어 중 하나는 ‘압박감’이다.

수베로 감독은 한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나쁘지 않음에도 베테랑부터 젊은 선수들까지 결과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경기 중 큰 압박감을 느낀다고 보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일찌감치 포스트 시즌 진출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대신 성공적인 리빌딩을 목표로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중용하면서 팀의 기둥을 하나씩 다시 세우는 단계에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중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중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하지만 리빌딩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결과도 뒤따라야 한다.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치고 개막 직후 4할 중반 승률을 유지할 때만 하더라도 다크호스가 될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10경기 3승 7패의 부진과 함께 4할 승률도 깨졌다. 강재민(24)이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의 성적을 기록하고 노시환(21)이 차기 국가대표 3루수로 거론될 정도로 활약 중이지만 현재까지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가 더디다. 승부처에서는 잦은 실책성 플레이로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일단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15일 프로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0.2이닝 6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던 투수 이승관(22), 개막 후 타격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외야수 임종찬(20)과 내야수 박정현(20) 등이 대표적이다.

수베로 감독은 “이승관은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다. 주자가 쌓이면서 압박감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측면이 있다”며 “이승관이 강판된 뒤 더그아웃에서 충분히 잘했다고 격려해 줬다.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다음 등판 준비를 잘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종찬은 최근 경기들에서 안타 등 결과보다는 타구질이 향상된 부분이 고무적이다”라며 “워낙 가지고 있는 게 좋은 선수다. 부담감과 압박감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인 것 같다. 박정현도 마찬가지지만 어린 선수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시행착오를 이겨내면서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경우에 따라 2군에서 재정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꾸준히 1군 경기 출전 기회를 주겠다고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커리어를 쌓으면서 압박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고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선수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부담감에 짓눌린다면 가만히 내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선수에 따라 재정비할 시간을 주는 것도 고려 중이다. 다만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에게는 본인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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