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에 울컥했던 김찬형, 첫 홈런 후 커피 한잔의 여유 꿈꾼다 [MK人]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내야수 김찬형(24)은 지난 21일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과의 경기를 준비하려던 찰나에 느닷없이 소집된 선수단 미팅에서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김찬형은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던 날 고척돔 인근 호텔에서 FA로 합류한 이용찬 선배와 선수들이 단체 인사를 나눴다”며 “그런데 경기장에 도착해 또 선수단 전체 미팅이 있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내가 SSG로 가게 됐다고 해서 당황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SSG는 NC에 외야수 정진기(29)와 내야수 정현(27)을 보내고 김찬형을 받아오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SG로서는 박성한(23)을 제외하고 팀 내 젊은 유격수 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김찬형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과감하게 영입에 나섰다.

SSG 랜더스 내야수 김찬형이 지난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트레이드 후 처음으로 선발출전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내야수 김찬형이 지난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트레이드 후 처음으로 선발출전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찬형은 경남고를 졸업한 2016년 2차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NC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NC 내야진에 쟁쟁한 선배들이 많았던 탓에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올 시즌 트레이드 전까지 17경기 22타수 8안타 타율 0.364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김찬형 스스로 이적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찬형은 “다른 선수가 트레이드 되는 모습을 보기만 하다가 막상 내가 당사자가 되니 처음에는 속상했다”며 “6년 동안 정들었던 팀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고 울컥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김찬형은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NC에 섭섭한 감정보다는 “내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SSG로 왔다”고 밝혔다.

마침 SSG에는 청소년 대표 시절 인연을 맺었던 최지훈(24)과 경남고 후배 최민준(22), 고교 시절 자주 마주쳤던 투수 장지훈(23) 등이 있어 적응이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

김원형(49) SSG 감독 역시 “김찬형이 합류하면서 내야진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일단 첫 출발은 나쁘지 않다. 트레이드 당일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김찬형은 20일 경기에서 팀이 4-5로 뒤진 9회말 제이미 로맥의 대주자로 투입돼 SSG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추신수(39)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한 뒤 박성한(23)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 득점을 올렸다. SSG가 6-5로 승리하면서 기분 좋은 이적 첫날 밤을 보냈다.

동료들의 환대도 이어졌다. SSG는 경기 때마다 모기업 계열사인 ‘스타벅스’ 커피를 선수단에 제공 중이다. 홈런을 친 선수들은 더그아웃에 들어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세리머니를 진행 중인 가운데 김찬형은 첫 득점 후 팀 선배 최항(27)이 건네준 커피를 마시면서 SSG의 일원이 된 걸 실감했다.

SSG 랜더스 내야수 김찬형이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MK스포츠
SSG 랜더스 내야수 김찬형이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MK스포츠
김찬형은 “NC에 있을 때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면 SSG 선수들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게 부러웠다”며 “득점 후 (최) 항이 형이 커피를 줘서 기분 좋게 마셨다. (최) 지훈이가 중계 카메라를 보라고 얘기해줘 서 수줍게 쳐다봤다”고 설명했다. 김찬형은 그러면서 SSG 유니폼을 입고 첫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커피를 참 좋아하는데 홈런을 치고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를 한잔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야구를 잘해서 더그아웃에서 커피를 자주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찬형은 마지막으로 “원래 올 시즌 종료 후 군입대를 계획 중이었는데 트레이드 이후에는 SSG에서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이 바뀌었다”며 “NC에서는 결국 내가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SSG에서는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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