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호투, 결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박세웅(26·롯데 자이언츠)은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컸다.
박세웅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전날(22) 피칭을 떠올렸다.
전날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박세웅은 6이닝 2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6회까지는 한 타자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은 퍼펙트 피칭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에이스의 향기가 나는 피칭을 선보였다. 사진=MK스포츠 DB
1회말을 세 타자로 가볍게 정리한 박세웅은 거듭된 삼자범퇴로 이닝을 늘렸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등 행운도 박세웅의 편이었다.
5회 1사 후에서는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손아섭이 끝까지 쫓아가 잡아냈다.
6회까지 71개로 두산 타선에 단 한 차례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박세웅이지만, 7회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김인태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박건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롯데 벤치는 2점차로 쫓기자 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박세웅은 롯데팬들의 기립 박수 속에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3-1로 앞선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대우는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로 박세웅의 책임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경기가 3-3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박세웅의 승리가 날아갔다.
아쉬운 기록. 하지만 박세웅은 “(퍼펙트를) 의식 하지 않았다. 후반부였다면 모를까, 남은 이닝이 있어서 생각할 수 없었다”면서 “팀이 진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상황을 넘겨서 미안함도 컸다. 더 편안한 상황에서 불펜 투수가 나설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투수) 김대우 선배님께서 (승계 주자 실점을 해서)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내가 죄송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비록 노디시전으로 끝났지만, 박세웅은 오랜만에 안경에이스 다운 피칭을 펼쳤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격적인 피칭이 주효했다. 박세웅은 “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했던 게 주효했다. (김)준태 형과 호흡이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구종을 바로 사인냈다”고 밝혔다.
롯데 박세웅이 2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얻은 게 많은 피칭이긴 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내가 선발 투수로서 잘 던지는 경기도 있었고, 못 던지는 경기도 있었다. 선발 투수가 되는 날이면 경기가 쉽게 풀린다. 어렵게 가면 결과가 좋지 않은 날이 대체적으로 많다”며 “우리 팀이 좋았을 때 선발 투수가 잘했던 게 생각난다. 최대한 기복 없는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비록 하위권에 있지만 스트레일리도 좋은 공을 던지고 프랑코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나도 어제 6이닝 3실점하고 팀은 졌지만 6회까지 좋은 투구를 했다. 좋은 것만 생각하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2017년 안경에이스로 롯데 가을야구를 이끌었던 영건은 더욱 성숙해져있었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