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초 2000안타 달성 선수이자 타격 전설인 양준혁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양신 아카데미'라는 야구 교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제 제자가 제법 배출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눈에 띈 선수는 권혁경(19.KIA)이었다. 권혁경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밀접 접촉자로 KIA의 주전 포수 두 명이 모두 빠진 지난 11일 광주 KT전서 갑작스럽게 콜업 돼 정신 없이 1군 마스크를 쓰며 데뷔전을 치렀다.
KIA 신인 포수 권혁경이 만만치 않은 타격 솜씨로 주목 받고 있다. 그를 가르친 바 있는 양준혁 위원은 권혁경이 3년 안에 주전을 꿰찰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장담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결과가 매우 좋았다. KIA는 이날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같은 신인인 이의리가 선발 등판한 경기. 권혁경은 도루 저지까지 하며 상대의 기를 꺾어 놓았다. 이제 19살에 불과한 포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안정감이었다.
반대로 KIA의 기운은 살려 놓았다. 감자기 1군에 올라 온 포수 답지 않게 안정적인 리드로 경기를 이끌었다. 이의리의 페이스도 잘 끌어주며 승리 투수의 영광을 안겼다.
세상에 '권혁경'이라는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됐다.
권혁경은 2021시즌 2차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입단한 신인 포수다.KIA엔 없는 유형의 포수다. 타격 능력이 탑재돼 있는 포수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KIA 안방은 수비형 포수들의 차지였다. 이홍구 백용환 등 타격에 장점이 있던 포수들은 모두 트레이드 됐다. 1군에 남은 선수들은 모두 수비에 방점이 찍혀 있는 선수들이었다.
때문에 KIA 포수 자리는 늘 타선에서 구멍 노릇을 했다. 포수의 공격력으로 다득점을 노리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됐다.
타격 능력이 있는 포수를 보유한 팀은 공격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다른 팀에서 대부분 수비에 치중된 선수들이 많이 마스크를 쓰기 때문이다. 공격형 포수가 있으면 타 팀과 타격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2군에 있던 권혁경은 다르다. 고교 시절부터 타격 능력을 인정 받았다. 특히 거포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KIA엔 없는 유형의 선수였다.
실제 2군에서도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2군 성적은 타율 0.302 3홈런 9타점이다. 장타율이 0.500이나 될 정도로 한 방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출루율도 삼진이 많은 것에 비하면 나름 선전하고 있는 0.365를 찍고 있다.
물론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타자다. 볼넷 7개를 얻는 동안 삼진을 무려 26개나 당했다.
1군 첫 경기서도 세 타석 내리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첫 안타의 기쁨은 뒤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권혁경이 거포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한 한 판이기도 했다.
A팀 스카우트 관게자는 "권혁경은 고교 시절부터 타격 능력을 인정받은 포수였다. 포수로서 아직 갖춰야 할 것들이 많지만 포구 능력이나 송구 능력은 고교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비의 기본은 돼 있는 선수라 할 수 있다. 공격력은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고교 시절에도 홈런을 제법 쳐냈다. KIA가 어떻게 키워내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한 가지 있다. 권혁경이 양준혁 위원의 제자라는 점이다.
권혁경은 고교 2년생 시절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리그에서 1할대 타율에 그쳤다. 그 해 여름 방학 때 급하게 양준혁 위원을 찾아 온 이유였다.
양 위원은 단박에 권혁경의 재능을 알아봤다. 타격을 가르치는데 있어 이해가 대단히 빨랐다. 스펀지 처럼 양 위원의 이론을 흡수했다.
양 위원은 권혁경에게 거포의 스윙을 알려줬다. 충분히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성과는 금방 나타났다. 권혁경은 가을 리그서 4할대 맹타를 쳤다. 3학년때도 내리 4할을 치다 마지막에 조금 주춤하며 0.395의 타율로 마지막 해를 보냈다.
권혁경이 KIA의 선택을 받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공격형 포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거포 가능성을 지닌 포수 권혁경을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양준혁 위원은 MK스포츠와 인터뷰서 "권혁경은 거포 스윙이 장착된 선수다. KIA에 지명 됐을 때 '됐다' 싶었다. KIA에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였기 때문이다. KIA는 장타력 부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팀이다. 권혁경이라면 그 부족함을 메워줄 수 있는 자원이다. 입단 이후에도 장타력으로 많은 분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 2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이제는 윌리엄스 감독에게 직접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모르긴 몰라도 메이저리그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이 좋아할 만한 스윙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타격을 제대로 배울 때 시작부터 거포 스윙을 장착했기 때문에 눈에 띌 수 있는 선수다. 꾸준히 기회를 부여 받는다면 오래지 않아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3년 이내에 재능을 터트릴 수 있는 선수다. 3년 안에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다. 양의지와 같은 포수가 될 재능을 갖고 있다. 아직 포수로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았겠지만 당분간은 타격 능력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방망이가 좋다. 다만 아직 멘탈이 조금 약한 것이 흠이지만 충분한 경험을 쌓는다면 그 부분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권혁경은 현재 KIA의 1군 훈련에 합류해 있다. 김민식과 한승택이 모두 자가 격리중이기 때문이다. 당장 1군에서 볼을 받아 줄 포수도 부족하다.
윌리엄스 감독에게 자신의 타격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양 위원의 추천 처럼 좋은 타격 능력을 갖고 있다면 얼마든지 어필이 가능하다.
특히 KIA가 목 타게 찾고 있는 거포 자원이라는 점에서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양 위원은 "프로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면 더 좋아질 선수다. 습득 능력이 빨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자원이다. 사실 프로에 입단할 때 1루수 미트도 하나 장만해서 챙겨준 바 있다. 포수로서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타격을 살리려면 1루수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KIA에선 포수로서만 키워주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포수로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3년 안에 승부를 볼 수 있는 선수다. 분명 그런 재능을 갖고 있다. 장담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권혁경은 스승의 장담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그 재능이 빨리 터져주기만 한다면 KIA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빨리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