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염원이었던 올림픽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그보다 값진 투혼과 리더십을 보여줬다. '배구 여제'의 마지막 올림픽은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42)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졌다.
한국은 이날 세계랭킹 6위의 세르비아를 상대로 1세트 초반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주장 김연경(33)과 김희진(30)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면서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에 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패배 후 표승주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일본 도쿄)=천정환 기자
하지만 세르비아의 벽은 높았다. 주포 티아나 보스코비치(24)의 공격에 고전하면서 점차 흐름이 넘어갔고 동메달을 넘겨줬다. 김연경은 2012 런던올림픽 4위 이후 9년 만에 메달 재도전에 나섰지만 아쉬움과 함께 선수로서 나서는 마지막 올림픽을 마감했다.
비록 메달은 놓쳤지만 김연경은 이번 대회 내내 한국의 에이스 역할은 물론 정신적 지주로서 선수들을 다독였다. 8강 진출의 분수령이 됐던 조별리그 일본과의 경기와 혈투 끝 터키와의 8강전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도쿄올림픽 득점 2위에 오르며 후회 없이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었다. 자신이 왜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지 코트에서 기량으로 증명했다.
4위가 확정된 뒤에는 후배들을 다독이는 동시에 세르비아 선수들에 축하 인사를 건네며 마지막 순간까지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품고 웃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팬들은 김연경의 라스트댄스에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