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김진욱` 장기 프로젝트일 수 밖에 없는 이유

롯데는 지금 김진욱(19)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눈에 크게 띄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발전 방향으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선발 투수 김진욱'이다. 라이벌인 KIA 이의리 이상 가는 선발로 키워낸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

김진욱이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육성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진욱이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육성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김영구 기자
래리 서튼(51) 롯데 감독은 "김진욱이 올림픽 출전을 마치고 돌아온 뒤 국가대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감을 얻었다"며 "매우 특별한 경험을 했고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튼 감독은 이와 함께 김진욱을 향후 선발투수로 준비 시킬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시점은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구단의 플랜에 맞춰 김진욱이 단계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욱을 위한 계획이 진행 중에 있고 김진욱도 잘 준비하고 있다"며 "이 계획은 천천히 진행 중이고 김진욱은 다시 선발투수로 던지게 될 것이다. 다만 너무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진욱의 성장은 스스로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며 "야구의 아름다움은 선수의 성장에 있다. 선수는 준비가 돼 있어야 베스트 레벨로 갈 수 있지만 코칭스태프가 선수를 밀어붙이면 악영향이 있기 때문에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선발 투수 김진욱'을 위해선 변화구를 가다듬는 것이 필수적이다.

김진욱이 선발로 성공하려면 기존 변화구는 가다듬고 새로운 변화구는 추가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중간 계투 투수로는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지만 선발 투수는 또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보다 업그레이드가 돼야 한다.

우선 좌투수들의 주요 무기인 슬라이더를 가다듬어야 한다.

김진욱의 슬라이더는 리그 평균 이하라고 할 수 있다. 속도나 예리함 모두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0.381이나 된다. 이 정도 슬라이더로는 좌투수가 장점을 가질 수 있는 좌타자 상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김진욱이 좌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306으로 높은 이유다. 좌타자의 방망이를 따라나오게 할 정도의 슬라이더를 던지지 못하다보니 좌타자 상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우타자를 상대로 0.204의 낮은 피안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우타자를 아직 많이 상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두 번째 목표인 우타자를 잡을 수 있는 변화구의 추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추천할 수 있는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김진욱은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지만 아직 프로에서 통할 레벨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타자의 바깥쪽 존을 공략할 수 있는 체인지업은 우타자를 상대할 때 가장 유효 적절하게 쓸 수 있는 구종이다.

이의리의 경우에도 프로 입문 후 익힌 체인지업이 제대로 통하며 선발 투수로서 보다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이의리는 선발로 통했고 김진욱은 실패한 이유도 바로 체인지업의 유.무에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김진욱이 선발로 성공하려면 체인지업을 익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구종 추가는 말 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류현진이나 이의리처럼 빠른 시기에 자신의 손에 익히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2~3년 정도는 투자를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변화구 추가다. 다만 김진욱은 체인지업을 던지고는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단축 시킬 수는 있다. 어찌됐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서튼 감독이 코칭스태프가 밀어붙이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롯데가 선발 투수 김진욱을 만드는데 시간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에 없던 변화구를 추가해야 선발 투수로서 보다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 김진욱이 장기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김진욱의 가장 큰 무기는 묵직한 패스트볼이다. 김경문 전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한 가운데만 보고 던져도 타자들이 못 친다"는 극찬을 들었을 정도로 힘 있고 묵직한 구위를 갖고 있다.

불펜 투수로는 그 공 하나만으로도 통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되기 위해선 기존의 슬라이더를 좀 더 가다듬고 체인지업 정도는 추가해줘야 한다.

14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김진욱은 불펜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패스트볼은 타자들이 결코 쉽게 손 댈 수 있는 구종이 아니다. 변화구를 좀 더 가다듬는다면 대단히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변화구를 완벽하게 손에 익힌다는 것은 말 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롯데가 김진욱을 선발로 키우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은 대단히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불펜 투수로 경험을 쌓다보면 스스로 구종 추가나 구종 가다듬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걸 선수 본인이 깨닫게 되면 발전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다. 롯데가 김진욱을 키우는데 있어 방향성을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은 충분히 시간을 두고 투자해 볼 가치가 있는 투수"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펜 투수로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처럼 변화구를 가다듬고 습득하는데도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선발 투수 김진욱'은 예상 보다 빨리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진욱의 잠재력은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를 들썩이게 만들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는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를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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