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故 김무생의 20주기다.
2005년 4월 16일, 깊은 목소리와 선 굵은 연기로 수많은 명장면을 남긴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한국 드라마와 영화 속엔 여전히 살아 있다.
‘청춘의 덫’, ‘용의 눈물’, ‘옥탑방 고양이’ 등 100편이 넘는 작품에서 늘 묵직한 존재감을 선보였던 그는 단지 배우로서가 아닌, 연기의 원형이자 기준점으로 후배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이야기할 때 자연스럽게 아들 故 김주혁을 함께 떠올린다. 2004년, 두 사람은 한 자동차보험 광고에 함께 출연하며 따뜻한 부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아버지는 폐렴으로, 아들은 2017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김무생의 진중한 연기를 떠올릴 때면 그 뒤에 이어지는 듯한 김주혁의 눈웃음이 아른거린다.
한 사람은 한국 연기의 초석이었고, 또 한 사람은 그 위에 새로운 온도를 더한 배우였다. 이 날, 이 부자(父子)는 따로도 함께도 아닌 방식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