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 대부’ 전유성이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그는 아이디어와 입담으로 한국 코미디의 초석을 다졌고, 후배 개그맨뿐 아니라 SM 아이돌들에게도 코미디 특훈을 맡으며 세대를 아우르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전유성은 서라벌예술대학교 졸업 후 곽규석의 방송 원고를 써주며 방송작가로 출발했다.
이후 영화사 카피라이터로도 활동하며 영화 ‘부시맨’의 “하늘에서 콜라병 하나가 떨어지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헬 나이트’의 “당신이 우리나라 최초의 심야극장 관객이 되십시오”라는 카피를 남겼다.
그는 몸 개그 대신 말로 웃음을 유도하는 ‘슬로우 개그’를 선보이며 새로운 길을 열었다. “얘는 무슨 말을 못하게 해!”라는 유행어로 시대를 풍미했고,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한국에 처음 도입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후배 양성에도 적극적이었다. ‘코미디 시장’을 운영하며 신봉선, 황현희, 박휘순 등을 배출했고,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 연습생들에게 코미디 특훈을 맡아 그의 지도를 받았다. 특히 개그콘서트 초창기 제작에 관여하며 한국 공개 코미디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최양락 역시 전유성의 영향을 크게 받은 후배다. 그는 방송에서 “전유성은 제자이자 은사 같은 존재”라고 언급하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까불거리는 성격 탓에 종종 전유성을 골려먹기도 했지만, 늘 그의 개그 철학에 영향을 받아 “개그맨은 웃기는 사람이지 웃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가르침을 자신의 가치관으로 삼았다고 고백했다.
한편 故 전유성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8일 진행된다. 유족으로는 딸 전제비 씨가 상주로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