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요안나 없어야겠지만”...MBC, 진심 어린 사과에도 여전한 ‘반쪽 대처’ (종합) [MK★현장]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故 오요안나의 죽음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MBC가 드디어 고개를 숙였다. 가장 논란이 됐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재발 방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으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유족 측의 요구는 모두 담았다고 하나, 합의안의 내용은 여전히 부실하며,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향후 대처에 “가해자라는 지칭은 맞지 않다”는 답변은 ‘반쪽짜리 사과’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방송국 내 비정규직 프리랜서들까지 챙기겠다며 첫걸음에 나선 MBC는 과연 방송국 비정규직 제도 개선에 좋은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

MBC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안형준 사장과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사진 = 연합뉴스
MBC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안형준 사장과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사진 = 연합뉴스

MBC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안형준 사장과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MBC 안형준 사장 및 관계자, 유족과 수많은 취재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MBC는 이 자리에서 고인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명예 사원증을 수여하고, 재발방지책을 약속했다. MBC의 공식 사과는 지난해 9월 오요안나가 세상을 떠난 지 무려 1년1개월여 만이다.

고인은 2021년부터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해 왔으나, 지난해 9월 15일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같은해 12월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고용노동부는 올해 2월부터 3개월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고 고인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계약직 기상캐스터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후 MBC는 주 동자로 지목당한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으며, 유족 역시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인정에도, ‘계약직 기상캐스터’라는 이유로 미온적인 입장을 드러낸 MBC의 행동에 분노한 故 오요안나의 모친 장연미 씨는 지난달 8일부터 MBC 앞에서 괴롭힘 관련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고인의 명예회복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후 MBC와 잠정 합의하며 27일 만인 이달 5일 단식 투쟁을 중단했다.

MBC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안형준 사장과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사진  = 연합뉴스
MBC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안형준 사장과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날 공식 사과에 앞서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오요안나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한 안형준 MBC사장은 “오늘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라며 “MBC는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해 프리랜서를 비롯해 MBC에서 일하는 모든 분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고,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18일 간의 단식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고 알린 장연미 씨는 “오요안나는 정말 MBC 방송국을 다니고 싶어했다”고 딸의 이름을 언급하다 눈물을 터뜨렸다. “오요안나가 MBC에 입사해서 하루하루 열심히 방송일을 하다가 세상을 떠나는 날 저의 삶의 이유는 잃어버렸다”고 애끓는 마음을 드러낸 장연미 씨는 “하늘이 무너지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방송국에 대해 분노가 있었고, 가슴에 깊이 남았다. 뒤늦게 남긴 딸의 흔적을 통해 어떤 이유로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았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다”고 지난 시간들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이 싸움을 하면서 오요안나처럼 정말 힘들게 일하면서, 프리랜서 계약서를 썼다는 이유로 고통을 받고 자신의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직장 내 괴롭힘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말 그대로 구조적인 문제임을 알게 됐다. 기상캐스터 정규화 요구는 제2의 오요안나를 막는 길”이라며 “MBC가 이를 어떻게 실현될지 지켜보겠다. 무엇보다 새 제도 도입으로 기존 기상캐스터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늘의 재발 방지 대책과 제도 개선이 매우 무겁고 방송사 전체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 딸이 억울한 죽음의 투쟁을 거치면서 맺은 결과가 알맹이가 없는 결과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도 하늘에 있는 요안나와 함께 MBC 제도 개선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강조한 장연미 씨는 “혼자라면 싸울 수 없었다. 함께 해주시고 연대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MBC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안형준 사장과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요안나 명예사원증 들고 눈물 흘리는 장연미 씨 / 사진  = 연합뉴스
MBC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안형준 사장과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요안나 명예사원증 들고 눈물 흘리는 장연미 씨 / 사진 = 연합뉴스

박미나 MBC 경영본부장은 합의안 이후 방송국 비정규직 직장 내 괴롭힘 피해 대처에 대해 새로 신설한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강조하며 “합의 이후에도 합의가 있기 전에도 회사는 이 부분에 대해 제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지금 법상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이 근로자에 국한돼 있기에, 사료도 고치고,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수 있는 협력관 자리를 만들었다”며 “법률에는 적용되지 않는 프리랜서 문제까지포함해서 고충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데 힘을 쓰도록 하겠다. MBC는 계속해서 제도 개선을 해 나가고, 프리랜서 또한 안전하고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상 전문가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존의 기상캐스터들이 지원 자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의 기상캐스터들을 염두하고 만든 건 아니지만, 자격조건에 있어서 특별히 다른 분들의 불이익을 받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며 “별도의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별도의 트랙으로 준비하고 있다. 별도의 트랙이라고 했지만 그 분들을 따로 채용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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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노무사는 “합의 내용에는 피켓팅이라든가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합의문에 담았다고 생각한다. 피켓에 적었던 문구들은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방안하고, 기상캐스터들의 정규직을 요구했었다”며 “다만 어떤 식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재발을 방지할 것인지, 이후 방향성에 대해 MBC 차원에서 구체적인 발표가 없다는 느낌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직장 내 가해자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앞서 MBC는 해당 조사 결과에 따라 주 가해자로 지목된 A씨와의 계약을 해지만, 가해 및 괴롭힘 방관 의혹이 제기됐던 다른 기상캐스터들과는 재계약을 진행한 것. 다만 이들의 경우 올해 연말 계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기상캐스터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이들의 정규직 여부는 현재로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법정 소송 중인 주 가해자 및 가해 지목 기상캐스터들의 향후 처우에 대해 MBC는 “가해자라는 지칭은 부적절하다.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고 소송 중에 있기에 언급을 하기는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향후 같은 일의 반복될 경우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답만 할 뿐이었다. MBC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 했을 경우 피해자가 원하는 방향을 청취하고 가해자와 분리할 수 있게끔 하겠다. 불이익은 처우할 수 없고, 징계 대상에 해당되게 되면 징계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조치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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