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대타 애디슨 바거의 만루 홈런을 앞세워 32년 만의 우승을 향한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토론토는 10월 2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MLB 포스트시즌 WS 1차전 홈 경기에서 지난 시즌 WS 우승 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를 11-4로 꺾었다.
김병현, 박찬호, 류현진, 최지만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5번째로 WS 엔트리에 포함된 다저스의 멀티플레이어 김혜성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WS 1차전 승부를 갈랐던 건 이름값보다는 패기였다.
토론토의 25살 외야수 바거가 주인공이었다.
6회 말이었다.
토론토는 블레이크 스넬과 에밋 시한을 공략하며 3점을 앞섰다. 5-2, 1사 만루였다.
바거가 대타로 나왔다.
바거가 다저스의 세 번째 투수 앤서니 반다의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바거의 타구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구단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초 만루홈런이었다.
미국 ‘ESPN’에 따르면, WS 역사상 최초 대타 그랜드 슬램(만루홈런)이기도 했다.
바거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21개의 홈런을 때렸다.
그런데 좌완 상대 홈런은 딱 1개였다. 타율도 0.217로 낮았다.
바거가 좌완 선발투수가 나올 때 선발 명단에서 빠지는 일이 잦았던 이유다.
이날도 바거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바거와 자신들의 인연을 짚었다.
‘더 다이제스트’는 “바거의 뿌리는 일본에 있다”며 “그는 어린 시절 스즈키 이치로를 동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거는 본래 오른손 타자였다. 하지만, ‘이치로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에 10살 때 스위치 히터(양손 타자)로 전향했다. 16살이 되자 왼손 타자로 완벽히 바뀔 수 있었다”고 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바거는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다리를 높이 드는 ‘하이 레그킥’ 타격폼이 특징이었다.
‘더 다이제스트’는 “일본 타자들에게 배운 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토가 WS 우승을 향해 한 발 나아갔다. 그 중심에 이치로를 보고 자란 떠오르는 스타가 있다”고 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