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파리생제르망(PSG)을 꺾은 ‘명장’ 로베르토 데 제르비. 그러나 마지막 순간 그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다.
올림피크 마르세유는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의 오레지 벨로드롬에서 열린 PSG와의 2025-26 프랑스 리그앙 5라운드 ‘르 클라시크’ 홈 경기에서 1-0 승리했다.
이로써 마르세유는 2011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안방에서 PSG를 잡았다. 그러나 크게 웃기는 힘들다. 이번 승리와 바꾼 레드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데 제르비는 후반 추가시간 로비니오 바즈가 아슈라프 하키미에게 밀려 쓰러지자 강하게 항의했다. 심판은 처음 경고를 줬으나 계속된 항의, 아니 모욕적 언사에 결국 퇴장으로 바꿨다.
‘토크 스포츠’는 “데 제르비의 퇴장은 마르세유 승리에서 혼란스러운 결말을 불러왔다. 마르세유는 PSG를 상대로 오랜만에 승리했지만 경기 막판 데 제르비가 격분하면서 상황은 바뀔 뻔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데 제르비는 바즈가 쓰러진 후 두 팔을 벌리며 항의했다. 그리고 심판에게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 순간 경기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경고를 받았으나 거친 언사를 이어갔고 결국 두 번째 경고, 퇴장당했다”고 덧붙였다.
데 제르비는 “나는 마르세유 회장에게 이곳에 오고 싶은 이유가 바로 PSG를 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PSG는 힘을 대표하고 나는 그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날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1승을 한 것이고 승점 3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마르세유에 온 후 최고의 날 중 하나다. PSG를 꺾는 건 꿈이었다. 그들에게는 경쟁자가 없다. 하지만 이건 단 한 번의 승리, 승점 3점일 뿐이다. 나는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건 스트라스부르전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위대한 팀이 되기 위해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밝혔다.
축제 분위기 속, 데 제르비의 퇴장은 사후 징계 걱정으로 인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 ‘RMC스포츠’는 이에 대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RMC스포츠’는 “데 제르비는 1경기 이상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것이다. 단순히 벤치에서 제외되는 정도가 아니겠지. 다행히 (메디)베나티아 디렉터가 그를 조금 진정시켰다.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였으니 말이다”라며 “마르세유가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진정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마지막으로 본 데 제르비의 차분한 모습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데 제르비에게는 마치 모든 게 지나치게 큰 사건인 것 같다. 그가 받는 압박도 너무 커 보인다. 이렇게 시즌 마지막까지 보낼 수는 없다. 이제는 좋은 선수가 있고 훌륭한 팀을 만들 수 있는 자원도 갖췄다. 가끔은 차갑게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한다. 항상 압력솥과 같은 상태로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고 더했다.
한편 데 제르비는 지난 이적 시장에서 울버햄튼의 황희찬에게 직접 연락, 영입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황희찬은 울버햄튼 잔류를 선택했고 그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