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울고 있다. 1억 1600만 파운드(한화 약 2230억원)를 투자했는데 지금껏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만족하고 있다.
플로리안 비르츠는 올 여름 1억 1600만 파운드라는 기록적인 이적료와 함께 리버풀로 이적했다. 그만큼 큰 기대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올 시즌 성적이 처참하다는 것이다. 공식 15경기 출전, 3도움만 기록 중이다. 단 1골도 없다. 물론 적응 기간이라는 것이 있으나 2230억원이라는 거액을 생각하면 15경기 무득점은 심각한 결과다.
최근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한 비르츠다. 거액을 투자한 리버풀이지만 팀 성적을 생각하면 제대로 힘쓰지 못하고 있는 그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비르츠의 아버지 한스 비르츠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여 충격이다.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대한 걱정 역시 없었다.
한스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첫 10경기를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우리 가족과 비르츠는 현재 상황에 완전히 만족하고 있다”며 “이 리그의 엄청난 경기 속도, 끊임없는 공방전을 생각했을 때 처음 몇 경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선수들의 이동 거리나 속도 모두 훨씬 더 좋았다. 경기 스타일도 때로는 조직적이라기보다는 속도 중심적으로 보이기에 아주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분데스리가에서만 뛰었던 비르츠이기에 다른 스타일의 프리미어리그 적응은 분명 필요했다. 그러나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다. 리버풀 입장에선 당장 잘하는 비르츠가 필요했다.
심지어 아스날 레전드 아르센 벵거는 비르츠의 10번 역할 고집이 리버풀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고 꼬집었다.
벵거는 “비르츠는 올 여름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10번으로 뛸 수 있다면 리버풀로 가겠다고 했다. 측면에서 뛰고 싶지 않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리버풀은 동의했으나 이로 인해 미드필드 밸런스가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결국 비르츠는 최근 들어 10번이 아닌 왼쪽 측면에 배치, 조금씩 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여전히 득점은 없지만 말이다.
한스는 “현재 리그 순위를 보면 비르츠에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기계의 톱니는 맞춰질 것이다. 비르츠는 리버풀의 요구에 맞게 적응할 수 있는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분데스리가에서처럼 자신의 축구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르네 슬롯 감독 역시 비르츠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비르츠는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그는 (사비)알론소의 3-4-3 시스템에서 주로 왼쪽으로 뛰었고 이전에는 4-3-3의 10번으로 뛰기도 했다. 중요한 건 그가 잘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주는 것이다. 10번인지 11번인지 8번인지에 대해 집착하는 건 아니다”라고 바라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