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가 `오재일 시리즈`라고? 아니 `강민호 시리즈`다

많은 사람들이 '오재일 시리즈'라 말한다.

두산에서 풍부한 가을 야구 경험을 쌓은 오재일이 가을 야구에서 한참을 멀어져 있던 삼성으로 FA 이적해 맞게 된 첫 가을 야구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중요한 체크 포인트는 따로 있다. 이번 시리즈는 삼성 포수 강민호(36)에게 좀 더 시선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의 손에서 승리가 만들어지거나 패배가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PO를 "오재일 시리즈"라 말한다. 하지만 정작 승부는 강민호(오른쪽)의 손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사진=김영구 기자
강민호가 삼성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실로 막중하다. 일단 포수로서 투수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 특히 선발 투수들의 실점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서 기선을 제압한 경기는 단 한 경기도 놓치지 않았다. 이영하-홍건희-이현승-김강률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확실하게 잡을 경기는 잡았다.

피로도가 많이 쌓이기는 하겠지만 플레이오프서도 이들의 위력은 이어질 수 있다.

삼성 입장에선 초반에 흐름을 내주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반 실점이 많아지면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삼성 선발진은 강하다. 뷰캐넌-원태인-백정현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든든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1경기의 성.패로 많은 것이 달라지는 포스트시즌의 온도를 잘 알지 못한다.

강민호가 중요한 이유다. 그 어느 때 보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이들을 이끌어야 한다. 어떻게든 초반 실점을 막아 흐름이 두산 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타자로서 강민호도 매우 중요한 자리에 위치해 있다. 강민호는 4번 혹은 5번 타자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즌 막판, 강민호의 타격감은 바닥을 쳤다.

마지막 10경기 타율이 0.188에 그쳤다. 허리 부상으로 이틀을 쉰 뒤 등장한 10월23일 KT전과 24일 SSG전서 중요한 홈런 한 방씩을 때려내긴 했지만 전체적인 타격감은 떨어져 있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마지막 10경기를 놓고 "강민호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스윙이 많이 무뎌졌다. 그러나 삼성엔 다른 대안이 없다. 강민호가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주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정규 시즌이 끝난 뒤 다소 체력을 회복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기간 동안도 체력이 만회되지 않았다면 삼성은 공격에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정규시즌 우승 결정전에서도 강민호가 한 번만 터졌으면 경기를 좀 더 쉽게 끌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강민호는 단 한 번도 터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서도 그런 흐름이 이어지게 된다면 삼성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하다.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필승 카드가 많지 않다. 최채흥, 몽고메리 등을 불펜으로 돌리는 변칙 작전을 쓸 가능성이 높지만 그들도 불펜 투수로 검증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보다 많은 점수가 필요한 이유다. 찬스에서 한 점씩이 아니라 빅 이닝을 만드는 집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마무리 오승환까지 조금이라도 편하게 갈 수 있다.

강민호에게 찬스가 많이 걸릴 확률이 높다. 박해민 구자욱 등 좋은 테이블 세터진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강민호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오재일에게 집중 견제가 갈 수 있다. 승부는 강민호와 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 강민호가 찬스를 살리느냐 못 살리느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강민호와 이원석이 키 플레이어"라고 지목했다. 둘 다 시즌 막판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던 선수들이다.

상대적으로 이들에게 승부가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 한다는 뜻이다. 강민호가 그 순간에 한 방을 제대로 날린다면 삼성의 가을 야구는 좀 더 길어질 수 있다.

백전노장이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는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한 강민호다. 그런 강민호가 가을 타짜인 두산을 상대로 어떤 야구를 펼칠 것인지가 자못 흥미롭다. 그 승부에 대단히 많은 것이 걸려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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