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또 하나의 논란을 추가했다. 주장과 코치의 팀 무단이탈, 석연찮은 감독 경질에 이어 폭언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까지 벌이게 됐다.
김사니 IBK 감독 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 앞서 “조송화가 KGC인삼공사전 이후 훈련 때 서남원 감독과 마찰 이후 이탈했다”며 “이때 서 감독이 화가 많이 났고 모든 선수, 코칭스태프가 있는 상태에서 나에게 화를 내며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고 하셨다. 모욕적인 말들과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행은 최근 팀 주장인 조송화와 함께 팀을 무단이탈해 논란을 자초했다. 두 사람은 구단 설득에 복귀했지만 지난 16일 페퍼저축은행전이 끝난 뒤 또다시 구단을 박차고 나갔다. 김 대행은 19일 재복귀했고 이틀 뒤 경질된 서 감독을 대신해 선수들을 이끌 권한을 받았다.
김사니(왼쪽) IBK감독대행이 23일 흥국생명전에서 경기 중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김 대행은 자신의 무단이탈은 지난 13일 훈련 때 서 감독에게 들은 폭언이 발단이 됐다는 입장이다. IBK 선수들의 경기 후 김 대행의 발언을 뒷받침해 줬다. 김수지는 “(지난 13일) 우리가 느끼기에도 조금 많이 불편한 자리였다. 그 부분은 사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 대행) 편을 드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이 있었다.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 감독은 김 대행과 선수들의 발언에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 코치를 향한 욕설 등 폭언은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별도의 녹취록이 있지 않은 이상 폭언 관련 상황은 각자의 증언에 의존해 재구성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IBK 구단의 상황 파악이다. 김 대행이 직접 서 감독에 들은 폭언이 이탈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지만 구단은 정확히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내부적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IBK 구단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진상 조사 과정에서 선수들과 김 코치에게 이야기는 들었다”면서도 김 대행이 들었던 폭언의 수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뚜렷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외려 “김 대행이 ‘폭언’을 들었다는 표현을 했느냐”고 취재진에 반문하면서 "폭언보다는 듣기에 따라 선수가 불쾌할 수 있는 수준의 발언은 몇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IBK 구단은 이번 논란을 겪으며 모기업 차원의 진상이 이뤄졌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사건의 핵심은 인지하지 못한 느낌이다. 당사자들은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구단만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인지 답답한 행보만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