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와 같은 가치가 있다"…최정이 `사구`를 두려워 하지 않는 이유 [MK시선]

SSG 랜더스 최정(34)은 올 시즌 134경기 타율 0.278 35홈런 100타점 8도루로 맹활약하며 KBO 최고 거포의 면모를 보여줬다. 2016, 2017 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홈런왕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최정은 지난 29일 열린 2021 KBO 시상식에서 “올해 홈런왕은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며 “개인 통산 400홈런도 매년 꾸준하게 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 상을 받은 게 어느 때보다 뜻깊은 것 같다”고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마냥 기뻐하기 어려운 세계 신기록 달성도 있었다. 올 시즌 22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한 가운데 프로 데뷔 후 통산 294 사구로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사구를 맞은 선수가 됐다.

SSG 랜더스 최정이 29일 열린 2021 KBO 시상식에서 홈런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구 여파는 적지 않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최정은 올 시즌 허리, 무릎 등 부상 위험이 높은 부위에 공을 맞은 뒤 통증으로 몇 차례 결장하기도 했다. 최정 본인도 사구와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떤 답변을 내놓아야 할지 난감하다. 이날 시상식에서 많은 사구를 기록하는 이유를 묻자 “공을 맞은 사람에게 물어볼 게 아니라 맞춘 투수들에게 왜 많이 맞는지 물어보는 게 정확할 것 같다”고 웃은 뒤 “매년 OPS 0.9를 넘기는 비결에는 많은 사구가 있지 않을까”라는 재치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분명한 건 최정 스스로 몸에 맞는 공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올 시즌부터 함께 뛰고 있는 추신수(39)도 “최정은 야구 천재다. 무엇보다 그렇게 많은 사구에 맞으면서도 몸 쪽 공에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린다”며 후배를 치켜세웠다.

최정 스스로 생각하는 사구가 많은 이유는 분명 있었다. 투수가 던진 공이 홈 플레이트 근처에 도달하기 전까지 끝까지 지켜보는 플레이 스타일이 큰 영향을 끼친다고 느끼고 있다.

최정은 “몸 쪽으로 날라 오는 공이 마지막에 (변화구처럼) 휘어서 스트라이크가 될 수 있다”며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공을 끝까지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위험한 부위에 맞지 않고 스쳐서 출루한다면 사구도 안타와 똑같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정 특유의 팀 퍼스트 마인드를 내비쳤다.

최정은 그러면서 함께 중심타선을 이끄는 동료들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건 나 혼자만 잘해서가 아니다”라며 “내 앞뒤 타자들의 능력도 뛰어나야 하고 전략적으로 여러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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