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대표 말썽꾼 후지나미 신타로(27.한신)가 적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일본 언론들은 17일 후지나미가 요미우리 에이스 스가노와 함께 합동 훈련을 한다고 보도했다.
한신과 요미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는 최고의 라이벌. 관계가 좋을 리 없다. 하지만 후지나미는 최고 경쟁팀의 에이스에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다.
한신 말썽꾼 후지나미가 최대 라이벌 팀 요미우리 에이스 스가노에게 배움을 청했다. 둘의 만남 만으로도 일본 프로야구는 들썩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둘의 합동 훈련은 후지나미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스가노는 16일 계약 협상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후지나미와 함께 훈련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연초부터 일주일 정도 오키나와 이라부시마에서 훈련을 함께 한다. 선발 로테이션 복귀를 위해 숙적인 대 에이스로부터 모든 것을 배운다.
일본 언론들은 '스가노 학원'에 후지나미가 입학했다고 표현하며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입학' 경위부터도 후지나미의 남다른 각오가 느껴진다.
후지나미는 일방적으로 스가노에게 연락해 열렬한 오퍼를 보냈다. 스가노는 "부탁드립니다"라고 들었으므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함께 힘내자고 했다"고 밝혔다.
닛칸 스포츠는 "선배가 흔쾌히 승락해 경쟁구단 간이라는 두터운 울타리를 뛰어넘은 새로운 태그 결성이 실현된다"고 표현했다.
5세 위의 스가노와는 고졸, 대졸의 차이는 있지만, 2012년 드래프트 1위로 입단 동기다. 2017년 WBC에서는 사무라이 재팬에서 팀메이트도 되어, 친교를 쌀아 왔다.
후지나미는 언제나 스가노에 대해 "야구계를 대표하는 투수"라고 존경의 뜻을 밝힌 바 있다.
후지나미는 올 시즌 프로 9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 투수로 발탁됐지만 시즌 승수는 3승에 그쳤다. 선발, 중간 계투 모두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48.1이닝 44 사사구, 평균자책 5.21로 고생했다.
배수의 진을 친 프로 10년차. 오랜 숙제인 제구력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도 스가노는 더 이상 없는 표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젊었을 무렵부터 다르빗슈(현 샌디에이고))나 마에다(현 미네소타)등의 '문'을 두드리며, 훈련에 욕심을 내왔던 후지나미다.
아직 성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배우려는 의지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때 리그를 호령하는 에이스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후지나미다. 동기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보다 투수로서는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에 비해 노력이 따라주지 않았고 각종 구설수에만 오르며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된 바 있다. 처음엔 빠른 대처를 칭찬 받았으나 여성들이 낀 파티에서 감염된 것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다.
회복 후에는 팀 훈련에 지각해 무기한 2군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대표 말썽꾼이 라이벌 팀의 에이스에게 제대로 된 야구를 전수 받을 수 있을까. 일단 둘의 만남 만으로도 일본 프로야구계에선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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