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행` 박병호 "이정후 SNS 보고 뭉클, 키움 동생들 눈에 밟혀" [MK인터뷰]

‘국민거포’ 박병호(35)가 마법사 군단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자신의 야구인생 황금기를 보냈던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kt 위즈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뛰게 됐다.

박병호는 29일 kt와 계약기간 3년, 계약금 7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 옵션 3억 원 등 총액 3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7월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지 10년 만에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병호는 이날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처음에 kt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기분이 묘했다. '내가 정말 떠날 수도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이적 결정을 내렸을 때는 떠나는 키움팬들에게 떠나는 부분에 대한 죄송함보다 최근 2년간 내 성적이 좋지 못했고 우승을 하지 못한 게 죄송했다. 그래도 제 선택을 응원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12월 서울 SOS 어린이마을에서 열린 사랑나눔 봉사활동에서 함께했던 박병호(왼쪽)와 이정후. 사진=MK스포츠 DB
박병호는 히어로즈의 상징 그 자체였다. 2005년 LG 트윈스 입단 후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지만 키움에서 KBO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거듭났다. 키움 역시 박병호의 합류 이후 오랜 암흑기를 끊어내고 강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박병호도 “키움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했고 팀도 함께 강해지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며 kt행 결정을 내리기까지 길고 긴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병호의 이적을 아쉬워한 건 팬들뿐만이 아니다. 2018 시즌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이정후(23)를 비롯한 후배들은 오프 시즌 내내 박병호의 키움 잔류를 기원했었다.

이정후의 경우 이달 초 시상식에서 “박병호 선배가 어떤 선택을 하시더라도 지지할 준비가 돼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선배님과 앞으로도 함께 뛰고 싶다. 키움에 남으신다면 구단 영구결번 1호가 되실 텐데 선배님과 오래오래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지난 28일 박병호와의 이별을 예감한 듯 자신의 SNS에 김하성(26,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박병호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고 ‘Memory’라는 글을 남겨 박병호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병호는 “(이) 정후가 인터뷰 때 내가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걸 기사로 다 봤다. 그렇게 얘기해 주는 후배가 있다는 게 정말 고마웠다”며 “전날 SNS에 나와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린 것도 알게 됐는데 뭔가 마음이 뭉클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 정후에게는 연락을 못했다. 지금도 계속 후배들에게 전화가 걸려 오고 있다”며 “정후도 그렇고 키움에서 함께 뛰었던 후배들이 눈에 밟힌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박병호는 다만 kt로의 이적 과정에서 키움 구단에 섭섭했던 부분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kt에서 처음 제안을 받자마자 프런트에 이를 알리고 긴밀히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박병호는 “kt행이 결정된 이후 키움에서 제가 아프지 말고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해주셨다. 굉장히 잘 마무리 됐다”며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키움은 어느 한 선수가 빠져도 빠르게 그 공백을 메우는 팀이다. 좋은 기량을 가진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잘 할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kt 선수로서 팀이 또 한 번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큰 보탬이 되고 싶다”며 “겨우내 착실히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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